Zero no Tsukaima Korean Version:Volume1 Chapter1

From Baka-Tsu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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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누구야?]

빠질 것 같은 파란 하늘을 뒤로 한 채, 사이토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던 여자아이가 말했다. 사이토의 나이와 그다지 차이는 나지 않는다. 검은 망토 아래로 하얀 블라우스, 회색의 프리츠 스커트를 입고서 몸을 구부려 질렸다는 듯이 바라보고 있었다. 얼굴은…귀여운 편. 복숭아 색이 깃든 금발과 비쳐 보일 것 같은 하얀 피부를 무대로 갈색의 눈이 동글동글 춤을 추고 있다. 외국인 같다. 라기보단 외국인이다. 인형처럼 귀여운 외국인 여자아이다. 아니, 혼혈인가?

하지만, 그녀가 입고 있는 것은 어디의 학교 교복인 걸까? 본적은 없다. 사이토는 아무래도 지면을 뒤로 한 채 잠든 채 구른것 같았다. 몸을 일으켜 주위를 둘러본다. 검은 망토를 걸친 채, 자신을 희한하게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이 잔뜩 있다. 넓은 초원이 펼쳐져 있고 멀리서 유럽의 여행사진에서 본 것 같은 돌로 지은 커다란 성이 보였다. 그야말로 판타지다. 두통이 인다. 사이토는 머리를 흔들면서 말했다.

[누구냐니… 난 히라가 사이토] [어디의 평민?]

평민? 뭐냐 그건. 주위를 둘러싼 소년소녀들도 그녀와 같은 교복을 입고 손에 무언가 막대기 같은 것을 잡고 있다. 아메리칸 스쿨 같은 데에 헤매다 들어온 것일까?

[루이즈, ‘서몬 서번트’에 평민을 불러내면 어쩌자는 거야?]

누군가 그렇게 말하자, 사이토의 얼굴을 지긋이 바라보던 소녀 이외의 전원이 웃었다.

[자..잠깐 틀린 것 뿐이야!]

사이토의 눈앞의 소녀는 은방울 같은 고운 목소리로 소릴질렀다.

[틀리다니, 루이즈는 언제나 그거잖아] [과연 제로의 루이즈]

누군가가 그렇게 말하자 사람들이 더욱더 폭소한다. 사이토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던 여자아이는 아무래도 루이즈라고 불리는 것 같다. 어찌됐든, 아메리칸 스쿨은 아닌 것 같다.

그런 것 같은 건물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영화의 세트장? 무슨 촬영인가? 사이토는 순간적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세트장이라기엔 너무 넓다. 일본에 이런 풍경이 있었던가. 이야~ 새로 생긴 유원지라도 되나? 그런데 어째서 내가 이런곳에서 자고 있었지?

[미스터 콜베르!]

루이즈라고 불린 소녀가 소리질렀다. 인파를 제치고 중년의 남자가 나타났다. 사이토는 이상하게 생각했다. 나타난 남자의 모습이 너무나 묘한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커다란 나무지팡이를 잡고 새카만 로브를 몸에 두르고 있었다. 뭐야 저 모습은. 마치 마법사잖아.

괜찮은가 저사람? 알았다. 여긴 무언가 코스프레 회장이다. 그렇다쳐도 왠지 분위기가 이상하다. 사이토는 갑자기 무서워졌다. 종교단체라면 어떻하지? 그럴듯해. 이 녀석들은 잠깐 거리를 산보하던 나를 무언가의 방법으로 잠들게 하고서 여기까지 끌고 온거다. 그 거울 같았던 것은 그런 함정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설명이 안돼. 사이토는 우선 주변상황을 알때까지 얌전하게 있기로 했다. 루이즈라고 불린 여자아이는 필사적으로 뭐라고 말하고 있었다. 다시 한번 하게 해주세요 라던가 부탁입니다 라며 팔을 흔들고 있었다. 이녀석, 귀여운데도, 묘한 종교에 빠져든 걸까…..라는 생각이 들자 조금 불쌍하게 느껴졌다.

[무슨 일이지, 미스 바리엘] [저! 다시 한번 소환하게 해주세요!]

소환? 뭐야 그건, 아까도 그런 말 했었는데. 미스터 콜베르라고 불린 검은 로브의 남자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것은 안된다. 미스 바리엘] [어째서 입니까!] [관습이라네. 이학년으로 진급하는 때, 자네들은 사역마를 소환한다. 지금 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지]

사역마? 뭐야 그건?

[그것으로 나타난 사역마로, 이후의 속성을 고정하고, 그것으로부터 전문과정으로 나아간다. 한번 불런낸 사역마를 변경하는 것은 불가능하네. 왜냐하면 봄의 사역마 소환은 신성한 의식이기 때문일세. 좋든 싫든 상관없이 그를 사역마로 삼을 수밖에 없어.]

[그렇지만! 평민을 사역마로 한다는 얘긴 한번도 들은적이 없어요!]

루이즈가 그렇게 말하자 다시한번 주위가 와하고 웃는다. 루이즈는 그런 사람들은 째려보았다. 그렇지만 웃음은 멈추질 않는다. 봄의 사역마 소환? 뭐야 그건. 뭐라하는지 모르겠어. 이녀석들 아까부터 뭐라고 말하는 거야. …역시 묘한 신흥종교인가. 이상한 곳으로 와버렸구나. 빨리 찬스를 잡고서 도망가는 것이 상책이다. 진짜의 정말로, 여긴 대체 어디인 걸까. 어쩌면 외국에까지 끌려온 걸까? 납치! 납치당했다! 사이토는 정말로 곤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은 전통인걸세. 미스 바리엘. 예외는 인정되지 않아. 그는…]

중년의 마법사 코스프레씨는 사이토를 가리켰다.

[단순한 평민일지도 모르지만, 한번 불러낸 이상, 자네의 사역마가 되지 않으면 안되네. 동서고금, 인간을 사역마로 했다는 예는 없지만 봄의 사역마 소환은 그 어떤 규칙에도 우선하는 것일세. 그는 자네의 사역마로 삼을 수 밖에..] [그런…]

루이즈는 푹하고 어깨를 떨궜다.

[자아. 그럼, 의식을 계속하게나.] [에~ 이녀석하고?] [그렇네, 어서. 다음 수업에 늦어버리지 않는가. 자네는 소환에 얼마만큼의 시간이 든다고 생각하는가? 몇번이고 몇번이고 실패해서, 겨우 불러냈지 않는가. 괜찮으니 어서 계약하게나.]

그래 그래 하고 야외가 시끄럽다. 루이즈는 사이토의 얼굴을 곤란하다는 듯이 바라본다. 뭐야 뭐야. 대체 뭘 당하는 거야?

[이봐] [예..] [너, 감사하라고. 귀족에게 이런 일 받을 수 있다니, 보통은 일생에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니까]

귀족? 바보아냐? 뭐가 귀족이야. 너희들은 변태 코스프레 신흥종교녀석들이잖아. 루이즈는 포기했다는 듯이 눈을 감는다. 손에 쥔, 작은 지팡이를 사이토의 눈앞에서 흔든다.

[나의 이름은 루이즈 프랑소와즈 르 브랑 드 라 바리엘. 다섯의 힘을 사역하는 펜타곤, 이 자에게 축불을 내려, 나의 사역마로 삼을지니]

낭낭하게 주문 같은 말을 말하기 시작했다. 스윽하고 지팡이는 사이토의 어깨위에 올려놓고 천천히 입술을 가까이 했다.

[뭐…뭐하는 거야] [괜찮으니까 얌전히 있어]

화난듯한 목소리로 루이즈가 말했다. 루이즈의 얼굴이 다가온다.

[자..잠깐, 저기, 나, 그런, 마음의 준비가..]

당황했다. 질끔질끔 얼굴이 떨린다.

[아아~정말! 얌전하게 있으라고 말했잖아!]

루이즈는 사이토의 얼굴을 왼손으로 꽉 잡았다.

[에?] [음…]

루이즈의 입술이 사이토의 입술에 겹쳐진다. 뭐..뭐야 이녀석! 계약이라는 건 키스를 말하는 거였던거냐! 부드러운 입술의 감촉이 사이토를 더욱더 혼란시킨다. 내 퍼스트 키스! 그치만, 이런 곳에서, 이런 알수 없는 녀석에게 빼앗기다니! 사이토는 몸을 움직이지도 못한채, 가로놓였다. 루이즈가 입술을 떼었다.

[끝났습니다.]

새빨간 얼굴을 하고 있다. 건방지게 창피해 하는 것 같다. 바보 아냐, 라고 생각했다.

[창피한 건 니가 아냐! 내 쪽이잖아! 갑자기 키스 따위 하고서!]

하지만, 루이즈는 사이토를 완전히 무시했다. 키스해놓고서 그건 아니잖아. 정말 이녀석들 대체 뭐야! 무서워. 빨리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 집으로 돌아가서 인터넷이 하고 싶다고 사이토는 생각했다. 미팅 사이트에 등록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 메일을 체크하고 싶은 것이다.

[‘서몬 서번트’는 몇번 실패했지만, ‘컨트랙트 서번트’는 제대로 했군.]

콜베르가 기쁜듯이 말했다.

[상태가 단순한 평민이니까 ‘계약’이 가능한거야.] [이녀석이 고위의 환수였다면, ‘계약’같은 건 불가능하다고]

몇 명인가의 학생이 비웃으며 말했다. 루이즈가 째려보았다.

[바보취급 하지마! 나도 가끔은 제대로 한단말이야!] [정말로 가끔이네, 제로의 루이즈]

훌륭하게 말린 머리와 주근깨를 가진 여자아이가 루이즈를 비웃었다.

[미스터 콜베르! 홍수의 몽모랑시가 저를 모욕했습니다!] [누가 ‘홍수’라고! 나는 ‘향수’의 몽모랑시야!] [너는 어렷을때, 홍수처럼 밤에 실례했다는 소문이잖아! '홍수'쪽이 훨씬 더 어울려!] [입만 살았잖아! 제로의 루이즈! 제로인 주제에 잘난척은!] [자아자아. 귀족은 서로는 존중해주는 것일세.]

중년 마법사 코스프레씨가 두사람을 말린다. 대체, 이녀석을 뭐라고 말하는 거야. '계약'? '컨트랙트 서번트'? 그 순간, 사이토의 몸이 이상하게 뜨거워졌다.

[으..으아아아악!]

사이토는 자기도 모르게 일어섰다. 루이즈가 짜증난다는 투로 말했다.

[금방 끝날꺼야. 기다려봐, '사역마의 룬'이 새겨지는 것 뿐이야.] [새기지마! 내 몸에 무슨 짓을 한거야!]

이렇게 되면 얌전히 자고만 있을 수는 없다. 뜨거워! 농담도 안돼!

[저기 말이지?] [뭐야!] [평민이, 귀족에게 그런 말씨를 써도 된다고 생각해?]

하지만, 뜨거운 것은 정말 잠시뿐이었다. 몸은 금방 평정을 되찾았다.

[하아..]

무릎을 꿇은 사이토에게 콜베르라고 불린 중년 마법사 코스프레남자가 다가와서, 사이토의 왼쪽 손등을 확인한다. 그곳에는 낯설은 글씨가 휘갈겨져있다. 라기보단, 이것은 문자인 것일까. 뱀이 기어가는 듯한, 본적도 없는 모양이었다. 사이토도 그것을 발견했다. 마술이 아냐, 라고 생각했다. 뭐야 이건.

[흠..]

이젠 뭐가 뭔지 모르게 되었다.

[진기한 룬이로군.]

중년마법사같은것이 말했다.

[뭐냐고, 당신들!]

사이토는 소리질렀지만 누구도 상대해주지 않는다.

[자아, 그럼 모두 교실로 돌아가세.]

중년 코스프레 마법사는 발을 돌리고, 공중에 떠올랐다. 입을 쩍 벌리고, 사이토는 그 모습을 바라봤다. 나..날았어? 공중에 떳다? 말도 안돼. 다른 학생같은 녀석들도, 일제히 공중에 떠올랐다. 정말 말도 안돼. 한 사람이라면 마술로 뜬 것일지도 모르지만, 전원이다. 와이어를 찾아보았다. 크레인 차도 찾아보았다. 하지만 주변은 단지 넓은 초원이었다. 어디에도 속임수나 장치같은 것은 보이지 않는다. 떠있는 전원이 스윽하고 성같은 석조건물을 향해 날아갔다.

[루이즈, 너는 걸어오라고!] [저녀석, '플라이'는 커녕, '레비테이션'까지도 하지 못한단 말야!] [그 평민, 네 사역마로는 딱이야!]

이런식으로 비웃으면서 날아간다. 남겨진 것은, 루이즈라고 불린 여자아이와 사이토뿐이었다. 루이즈는 두사람만 남자,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사이토가 있는 쪽으로 돌아보고, 큰소리로 소리쳤다.

[너, 대체 뭐야!]

사이토는 화가 났다. 내가 할 말이다, 라고 생각했다.

[너야말로 뭐야! 여긴 어디야! 너희들은 뭐나고! 어째서 날아! 내몸에 무슨 짓을 했어!] [정말, 어느 시골구석에서 왔는지 모르겠지만 설명해주겠어.] [시골? 시골은 여기잖아! 동경은 이런 시골이 아니라고!] [동-경? 뭐야 그건? 어느 나라?] [일본] [뭐야? 그런 나라, 들어본 적도 없어.] [웃기지마! 아니, 그것보다 저녀석들 날았다고! 너도 봤잖아! 날았어! 그 사람들!] 하지만 루이즈는 전혀 놀라지 않았다. 나는 것이 이상해? 라는 태도였다. [그거야 날 수 있지, 메이지가 날 수 없으면 어떻게 하란 거야] [메이지? 대체 여긴 어디야!]

사이토는 루이즈의 어깨를 잡고 소리질렀다.

[트리스테인이야! 그리고 여긴 이름높은 트리스테인 마법학원!] [마법학원?] [나는 2학생의 루이즈 드 라 바리엘. 오늘부터 너의 주인님이야, 잘 기억해둬!]

사이토의 몸에서 힘이 빠졌다. 왠지, 무시무시하게 싫은 예감이 들었다.

[저어, 루이즈씨?] [뭐야.] [정말로 나, 소환된거야?] [그렇게 말하고 있잖아. 몇번이고. 입이 아플정도로. 정말, 이제 포기해. 나도 포기할테니까. 하아... 어째서 내 사역마는, 이런 별볼일 없는 생물이 걸린것일까? 좀더 멋있는게 좋은데.. 드래곤이나, 그리폰인, 맨티코어같은. 하다못해 독수리나 부엉이 같은... ] [드래곤인, 그리폰 같은이라니, 무슨말이야?] [아니... 그런게 사역마였다면 좋겠다~라는 말이야.] [그런게 있을지 없잖아!] [있어. 어째서?] [거짓말이지?]

사이토는 웃으면서 말했다. 하지만, 루이즈는 웃지 않았다.

[뭐어, 너는 본적도 없는지 모르겠지만.]

질렸다는 듯이 루이즈가 말했다. 농담을 말하고 있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아까전에 날아간 메이지들과, 이런 판타지같은 단어가 묶어진다. 등줄기가 차가워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 식은땀이 흐른다.

[나는 것부터 설마.....라고 생각했지만, 너희들 진짜 마법사인거야?] [그래, 알았다면 어깨를 잡은 손을 놓아! 본래대로라면 네가 입을 열만한 신분은 아니니깐 말야!]

꿈이다...이건 꿈이다. 흐늘흐늘하고 허리부터 힘이 빠진다. 사이토는 지면에 무릎을 꿇었다. 멍한 목소리로 말했다.

[루이즈.] [함부로 부르지 말아줘.] [때려줘.] [에?] [있는 힘껏, 내 머리를 때려주지 않을래?] [어째서?] [슬슬 꿈에서 깨고 싶어. 꿈에서 깨서, 인터넷을 할꺼야. 오늘 저녁은 햄버그야, 아침에 어머니가 말했어.] [인터넷?] [아니, 됐어. 너는 어차피 내 꿈속의 주민일테니까, 신경쓰지 않아도 좋아. 어쩃든 날 꿈에서 깨게 해줘.] [뭔지 잘 몰라도, 때리면 되는 거지?]

루이즈는, 주먹을 꼭 쥐었다.

[부탁드립니다.]

주먹이 올라간다. 루이즈의 표정이 험하게 변해간다. 이것저것 생각난 점이 떠오른것 같다.

[....어째서 네가 뻔뻔하게 소환된거야?] [알것 같냐.] [이 바리엘 가의 삼녀가.... 유서바르고 오랜 명문을 자랑하는 귀족인 내가, 어째서 너같은 것을 사역마로 삼지 않으면 안되는 거야?] [알게뭐냐?] [.....계약의 방법이, 키스라는건 누가 정한거야?] [알 것 같아? 됐으니까 빨리해. 난 악몽이 싫어.] [악몽? 이쪽이 할 말이야!]

루이즈는 사이토의 머리를 있는 힘껏 내리쳤다.

[퍼스트 키스였단 말이야!]

조금 위력이 지나친것 같았다. 나도 그래, 라고 생각하면서 사이토는 기절했다. 히라가 사이토, 고교 2학년, 17살 운동신경, 보통. 성정, 중간에서 중간. 여친없는 역사 17년. 상벌 없음. 선생님의 평가는 "아아, 히라가군말이지. 지는 건 싫어하고, 호기심은 강하지만 조금 얼빠진 구석이 있지." 부모의 평가, "좀더 공부해라. 얼빠졌으니까" 얼빠진만큼, 돌발상황에 동요하는 것은 적고 오히려 무엇이든지 받아들이는 구석이 있다. 아까 전에는 나는 사람을 보고 크게 놀랐지만, 보통 사람이 보았다면 허리가 빠졌을 상황을 그정도로 끝낸것은 이런 성격에 의한 것이 크다. 나쁘게 말하면 일의 사정을 그다지 깊게 생각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그리고 어지간해선 지는 것을 싫어한다. 이런 의미로는, 아까전의 루이즈의 성격와 닮았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사이토는, 바로 30분 전까지 확실히 지구의 일본 동경의 거리를 걷고 있었다. 노트북을 수리해서 집으로 돌아가는 도중이었다. 잔뜩 들떠있는 상태였다. 이것으로 인터넷을 할 수 있다. 미팅 사이트에 등록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다. 여자친구가 생길지도 모른다. 그는, 평범한 매일에 자극이 필요했던 것이다. 하지만, 자극은 인터넷에서가 아닌 돌아가는 길에서 나타났다. 역에서 집으로 가는 도중에 그의 앞에서 돌연 빛나는 거울 같은 것이 나타난 것이었다. 사이토는 그 자리에 서서 거울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사이토는, 남보다 두배정도 호기심이 강하다. 높이는 2미터 정도. 너비는 1미터 정도의 타원형을 하고 있다. 두께는 없다. 자세히 보니, 아주 조금이지만 공중에 떠있었다. 호기심이 끓어오른다. 이건 무슨 자연현상일까, 하고 그 반짝반짝 빛나는 거울(같은 것)을 바라보았다. 아무리 봐도 모르겠다. 이런 자연현상은 본적도 들은적도 없다. 옆을 지나쳐가려고 했지만, 가지고 있던 호기심의 강함이 재앙을 불러 일으켰다. 그것을 통과해보고 싶어진 것이다. 그만두자, 라고 생각했다. 조금 지나서, 아주 조금만이니까, 로 바뀌었다. 곤란한 성격이다. 어찌됐든 돌맹이를 주워서 던져보았다. 돌맹이는 거울(같은 것)의 속으로 사라졌다. 헤에, 라고 생각했다. 거울(같은 것)의 뒤쪽을 살펴보니, 돌맹이는 어디에도 없다. 다음은 주머니에서 집 열쇠를 꺼냈다. 열쇠의 앞부분을, 거울(같은 것)의 속으로 넣어보았다. 아무렇지도 않다. 뽑아서 확인해 보았지만, 열쇠에 변한 것 같은 부분은 없었다. 사이토는 통과해보아도 위험하지는 않다고 판단했다. 그렇게 생각하니, 통과해보고 싶은게 참을 수 없게 되었다. 결국은 그만두자 라고 생각하면서 통과해버리고 말았다. 좋아, 지금부터 공부하자라고 생각하면서 만화책을 펼치는 것과 비슷함 심경과 비슷했다.

강렬한 충격에 휩쓸리면서 금방 후회했다. 어릴 적에, 머리가 좋아지는 장치라면서 어머니가 사오신 몸에 전류를 흘려보내는 기계의 스위치를 올렸을 때의 충격과 비슷했다. 사이토는 기절했다. 그리고 눈을 뜨니..... 거기는 판타지였다.

[그건 정말이야?]

루이즈가 의심스럽게 사이토를 바라보며 말했다. 손에는 야식용의 빵을 쥐고 있다. 두사람은 테이블에 끼여있는 의자에 걸터앉고 있었다. 루이즈의 방이었다. 12평정도로 넓다랗다. 창을 남쪽방향에 놓는다면 서쪽에는 침대가 놓여져 있고, 북쪽에는 문이 있다. 동쪽에는 커다란 장롱이 놓여져 있다. 어느것이고 고가의 안티크로 보인다. 기절에서 깨어난 사이토를, 여기까지 루이즈가 데리고 온것이다. 사이토는 아픈 머리를 어루만지면서 대답했다. 아까전에 맞은 머리가 아프다.

[거짓말해서 어떻게 하라고.]

사이토는 오늘만큼 자신의 호기심을 원망한 적이 없다. 그딴 것, 통과하지 않는게 좋았다...... 여기는 일본이 아니다. 게다가 지구마저도, 아니다. 마법사가 있고, 하늘을 나는 나라까지 있다는, 적어도 중학교의 지리과목에서 배운적은 없다. 혹시 있다고 쳐도, 사늘에 떠있는 저 커다란 달은 대체 무엇인가. 지구의 밤하늘에 떠있는 달의, 두배정도 더 크다. 커다란 건 좋다고 치자. 만약 어떤 나라의 그런 밤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두개나 있다면 이상하다. 사이토가 모르는 사이에 달이 두래로 늘어난 것일까. 아니다. 그런일은 있을 수 없다. 즉, 여기는 확실하게 지구가 아니다. 시간은 밤.... 벌써 밤도 깊어졌다. 지금 쯤, 가족들은 걱정하고 있으려나 라고 생각하니, 슬퍼졌다. 창으로부터 밤하늘 말고도 사이토가 누워있던 초원이 보인다. 달빛으로 비춰지면서, 그 뒤편에 커다란 산이 보인다. 오른 편에는 울창한 숲이 보인다. 사이토는 한숨을 쉬었다. 일본에서 본 숲과는 완전히 다르다. 이런 넓은 상록수의 숲은 일본에는 없다. 중세의 성과 같은 학원의 부지내를 지나, 여기까지 왔다. 단순한 여행이라면 들떠서 어쩔줄 모를 것 같은 광경이 펼쳐져 있다. 돌로 만들어진 아치 모양의 문, 똑같이 돌로 만들어진 중후한 계단... 여기는 트리스테인 마법학원이라고, 루이즈가 설명했다. 트리스테인 마법학원은 전원 기숙사제의 학교라는 것도 포함되었다. 마법학원! 훌륭해! 전원 기숙사제! 훌륭해! 그런 영화가 있었던가! 하지만, 지구가 아냐.....

[믿기 힘드네.] [나도 믿기 힘들다구.] [다른 세계라니, 어떤 말이야?] [마법사가 없고, 달은 1개.] [그런 세계가 어디에 있어?] [내가 원래 있던 세계가 그렇다고!]

사이토는 소리쳤다.

[소리치지마. 평민인 주제에.] [누가 평민이야!] [그치만, 넌 메이지가 아니잖아. 그렇다면 평민이지.] [뭐나고, 그 메이지라던가 평민같은 건.] [하아. 정말이지 너, 이세계의 사람이야?] [그러니까 틀리다고 말하고 있습니다만.]

사이토가 그렇게 말하자, 루이즈는 안타깝다는 듯이 테이블에 팔꿈치를 대었다. 테이블의 위에는 장식된 커버가 붙은 램프가 놓여져 있다. 램프속의 어렴풋한 빛이 흔들리면서, 방한을 살짝 비추고 있다. 전기는 없는 듯 하다. 정말이지, 불편하게 만들어져 있잖아. 옛날에 가족여행에 갔던 외국여관의 안이랑 비슷하다. 만들어져.....? 그런가, 이건.....

[알았다.] [뭐가 알았다는 거야?]

루이즈가 얼굴을 든다.

[몰카지? 몰래카메라다. 모두 한통속으로, 나를 속이려고 하는 거야. 그렇지?] [몰카라니 그게 뭐야?] [부상자가 나와서 중지됐다고 들었는데, 최근에 할게 없어서 다시 시작한 거지. 카메라는 어디야!] [뭐라고 하는거야.]

사이토는 루이즈에게 달려들었다.

[꺄아! 뭐하는 거야!]

의자를 차서 날리고, 루이즈를 덮쳤다.

[마이크는 어디야! 여기냐?]

날뛰는 루이즈를 누르면서, 블라우스의 단추를 풀려고 했다. 하지만, 있는 힘껏 사타구니를 걷어 차올려져서, 사이토 는 지면에 쓰러졌다.

[하으으으으으으.....] [자, 잘도 귀족인 나에게....]

루이즈는 부들부들 떨면서 일어섰다. 강렬한 아픔에 사이토는 생각했다. 이건 꿈이 아니야. 그리고.... 여긴, 지구가 아니야. 어딘가, 다른 세계인 것이다.

[부탁이야.....] [뭐야!] [집으로 보내줘....] [무리.] [어째서야...] [그치만, 너는 내 사역마로서 계약해버린거야. 네가 어디의 시골출신인지, 다른 세계인가에서 온 사람이던, 한번 사역마로 계약해버리면, 이젠 바꿀수 없어.] [웃기지마...] [나라고 해서 좋은건 아니야! 어째서 너따위가 내 사역마인거야!] [그러면 보내달라고...] [정말로, 다른 세계에서 왔다고 하는 거야?]

곤란하다는 듯이 루이즈가 말했다.

[아아.]

사이토는 끄덖였다.

[그럼 증거를 보여줘.]

사이토는 아픈 사타구니를 누르면서 일어선다. 그리고 가방을 열었다.

[뭐야 그건.] [노트북 컴퓨터.]

사이토가 대답했다. 수리를 마친 직후의 노트북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확실히, 본적은 없네. 어떤 매직아이템이야?] [마법이 아냐. 과학.]

사이토는 전원을 켰다. 붕하고 소리를 내며, 노트북이 기동한다.

[우와아, 뭐야 이건?]

나타난 화면을 보며, 루이즈가 놀란듯이 목소리를 높였다.

[노트북 화면.] [예쁘네..... 어떤 계통의 마법으로 움직이는 거야? 바람? 물?] [과학이야.]

멍한 얼굴을 하고, 루이즈가 사이토를 훔쳐본다. 어린애 같은 순진한 표정이다.

[과-학 이란건, 어떤 계통? 4계통과는 달라?] [아아~ 정말! 어찌됐든 마법은 아냐!]

사이토는 손을 붕붕 흔들었다. 루이즈는 깊숙히 침대에 앉고서, 다리를 흔들흔들거렸다. 양손을 벌리며, 후련한 얼굴로 말했다.

[흐응. 하지만, 이것만으론 알 수 없는걸.] [어쨰서? 이런 물건, 이쪽 세계에 있는거야?]

루이즈는 입술을 삐쭉 내밀었다.

[그건 없지만....] [그렇다면 믿어! 알아들으라고!]

긴 머리카락을 어지럽게 흔들며, 루이즈는 고개를 흔들었다.

[알았어! 믿을게!]

팔을 꼬아선, 휙하고 머리를 기울이며 루이즈는 소리쳤다.

[하지만, 그렇게 말하지 않으면 네가 끈질기에 구는 걸.] [뭐어, 어떻하던, 알아줬으면 됐어. 그럼, 돌려보내줄래?] [무리야.] [어째서야!]

루이즈는 곤란한 얼굴로 사이토에게 말했다.

[그치만, 너의 세계하고, 이쪽의 세계를 연결하는 마법같은건 없단 말야.] [그럼, 어떻게 해서 내가 오게 된거야!] [그런거 몰른단 말야!]

사이토는 루이즈를 노려보았다.

[저기말야, 정말로 정말로, 그런 마법은 없단 말야. 대체로, 다른 세계같은 건 들은 적도 없는걸.] [소환해놓고서 그건 아니잖아!] [소환의 마법, 그러니까 '서몬 서번트'는 할케기니아의 생물을 불러오는 거야. 보통은 동물이나 환수같은 거지만 말야. 사람이 소환된적은 처음으로 보았어.] [다른 사람 일처럼 말하지마. 그러면 다시 한번, 그 소환의 마법을 나에게 걸어.] [어째서?] [원래있는 곳으로 돌아갈지도 모르잖아?]

루이즈는, 일순간 고민하는 얼굴이 되고선, 머리를 흔들었다.

[...무리야. '서몬 서번트'는 불러 오는 것 뿐. 사역마를 원래 있는 곳으로 돌려보내는 주문같은건 존재하지 않아.] [괜찮으니까 한번 해봐.] [불가능. 지금은 외울수도 없게 되있어.] [어째서!] [....'서몬 서번트'를 다시 사용하려면.] [응] [한번 불러낸 사역마가, 죽지 않으면 안돼.] [뭐라고?]

사이토는 굳어버렸다.

[죽어볼래?] [아니, 됐어....]

사이토는 실망으로 고개를 숙였다. 왼손의 손등에 그려진, 룬문자를 바라보았다.

[아아, 그거 말이지.] [응.] [나의 사역마입니다 라는, 도장같은 거야.]

루이즈는 일어서고는, 팔을 꼬았다. 자세히 보면, 정말로 귀엽다. 쭈욱 뻗은 다리, 가는 발목. 키는 그렇게 크지는 않다. 150센치 정도 되려나. 눈은 새끼 고양이마냥 잘 움직인다. 건방질 것 같은 눈썹이, 눈 위에서 미묘한 라인을 그리고 있다. 만났다거나 미팅 사이트의 게시판이라면 뛰어 오를만큼 기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곳은 지구가 아니다. 돌아가고 싶지만 돌아갈 수 없다. 사이토는 서글퍼져서, 푸욱하고 어깨를 떨궜다.

[...알았어. 당분간은 너의 사역마라는 것을 해주겠어.] [뭐니, 그건.] [뭐야, 불만이라도 있는 거야.] [말씨부터 글러 먹었어. '무엇이든 말씀해 주십시요, 주인님'이겠지?]

루이즈는 득의양양하게 손가락을 세우며 말했다. 귀여운 몸짓이지만, 말하는 것은 참기 힘들었다.

[그치만-, 사역마라는 건 뭘 하는 거야?]

사이토는 물어보았다. 확실히, 마법사가 나오는 애니메이션 같은 데선, 까마귀나 부엉이가 나오는 것을 본적이 있다. 하지만 그녀석들이라면 그럭저럭 어깨 위에 올라가 있기만 하고, 구체적으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기억이.....

[우선, 사역마는 주인의 눈이 되거나, 귀를 대신하는 능력이 주어져.] [무슨 말이야?] [사역마가 본 것은, 주인도 볼수 있게 된다는 거야.] [하아.] [하지만, 너는 무리인것 같네. 나 아무것도 보이질 않는 걸!] [너, 운이 없구나.]

사이토는 얼빠진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리고, 사역마는 주인이 원하는 것을 찾아주기도해. 예를 들면 비약같은 것을 말이지.] [비약이라는 건 뭔데?] [특정의 마법을 사용할 때에 사용하는 촉매야. 유황이라던가, 이끼라던가...] [하아.] [너, 그런건 찾지 못하지! 비약의 존재조차 모르다니!] [무리다.]

루이즈는 짜증난다는 듯이 말을 이어갔다.

[그리고, 이게 제일 중요한건데..... 사역마는, 주인을 지키는 존재인거야! 그 능력으로 주인을 적으로부터 지키는 것이 제일 중요한 역할! 그치만, 너로는 무리네.....] [인간인걸....] [....강한 환수였다면, 보통 정도의 적에게는 지지않겠지만, 너라면 까마귀한테도 질것 같단 말야아.] [시꺼.] [그러니까, 너한테 할만한 일을 시키겠어. 세탁. 청소. 그 밖의 잡무.] [웃기지마. 그동안에 절대로 돌아갈 방법을 찾아내 줄테니까!] [예예~. 그렇게 해주면 감사하겠어요. 네가 다른 세계란 곳으로 사라지면, 나도 다음의 사역마를 소환할 수 있게 되니걸.] [이 녀석.....] [자 그럼, 말하고 있었더니 졸려오네.]

루이즈는 하품을 했다.

[나는 어디서 자면 되는 거야.]

루이즈는 바닥을 가르켰다.

[강아지나 고양이는 아닙니다만.] [할 수 없잔아. 침대는 하나밖에 없으니까.]

루이즈는 그래도 모포를 한장 던져서 넘겨주었다. 그리고 블라우스의 단추에 손이 간다. 한 개씩, 단추를 풀었다. 속옷이 드러난다. 그덕에 사이토는 당황했다.

[뭐뭐..뭐하는 거야!]

멍한 목소리로 루이즈가 말했다.

[잘꺼니까, 옷 갈아입는 거야.] [내가 없는 곳에서 갈아입으라고!] [어째서?] [왜...왜냐면. 곤란하잖아! 역시!] [곤란하지 않아.] [마법사라는 건, 그런거야? 남자한테 보여져도 괜찮은거야?] [남자? 누가? 사역마한테 보여진다고 해서, 아무렇지도 않아.]

뭐야 그건. 마치 개나 고양이 취급이다. 사이토는 모포를 끌어당기고, 머리부터 뒤집어 썼다. 어지되었든, 방금 귀엽다고 생각했던 것은 취소하기로 했다. 마음에 들지 않아. 이런 녀석의 사역마라고? 농담도 아냐.

[자. 이거 내일이 되면 세탁해둬.]

풀썩, 풀썩하고 무언가가 날아왔다. 뭐지, 라고 생각하면서 그것을 줏어든다. 레이스가 붙은 캐미솔에, 팬티였다. 하얗다. 정교하고 치밀하게 만들어져있구나, 라고 뜨거워진 머리로 생각한다. 굴욕과 환희가 석인 감정에 복받쳐져서, 그것을 쥐어잡는다.

[어째서 내가 너의 속옷을! 세탁! 기쁘긴 하지만 웃기지마!]

자기도 모르게 일어선다. 루이즈는, 풍성한 네글리제를 머리부터 입으려고 하고있다. 어렴풋한 램프의 빛에, 루이즈의 자태가 그대로 보인다. 약간 어둡기때문에 확실히는 보이지는 않지만. 하지만, 정말로 부끄럽지 않은 듯 했다. 왠지 분하다. 남자로서 부정된 기분이었다.

[누가 너를 보살핀다고 생각해? 누가 너의 식사를 준비한다고 생각해? 여긴 누구의 방?] [윽.] [너는 내 사역마인거지? 세탁, 청소, 잡무, 당연한 일이잖아.]

사이토는 다시 모포를 둘러쓴다. 안된다 이녀석. 뿌리 끝까지 나를 남자라고 생각하지 않아. 돌아가고 싶다. 자신의 방이 그립다. 부모가 그립다. 향수병이 덮쳐온다. .....정말로 돌아갈수 있을까. 돌아갈 방법은 있는 걸까. 지금쯤, 가족들은 걱정하고 있겠지.... 아무튼, 무슨 수를 써서라도 돌아갈 방법을 찾지 않으면.... 어떻하면 좋을까. 우선 여기에서부터 도망칠까. 도망쳐서 어떻하자는 거야. 누군가에게 물어볼까. 하지만, 루이즈와의 아까전의 대화를 생각하면, 다른 세계의 존재같은 건, 누구도 신용해줄것 같지 않다. 냉정하게 생각해 보았다. 어찌됐든, 버둥거린다고 일이 시작되지는 않는다. 단서는 아무것도 없고, 여기에서 도망친 시점에서 돌아갈 방법을 찾는 다는 보장은 없다. 이 세계에서는 친인척도 없다. 루이즈라는, 건방진 여자아이만이 기댈수 있는 인간인 것이다. 할 수 없지. 우선, 이녀석의 사역마로서, 해보자. 밥정도라면 먹여줄 듯 하다. 서글프지만, 이녀석에게 난 사역마인 것이니까! 건방지긴 하지만 그럭저럭 귀엽고, 여자친구가 생겼다고 생각하면 된다. 미팅 사이트에서 우연히 만났다고 생각하면 된다. 외국으로 만나로 갔다고 생각하면 된다. 하는 김에 유학합니다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렇게 생각해라. 생각해라. 생각했다. 나도 참 단순. 훌륭해. 좋아, 라고 생각했다. 무인도에 흘러들어간 것도 아니다. 끙끙거려봤자 시작되지도 않는다. 사역마로써 생활하면서, 어떻게든 원래의 세계로 돌아갈 방법을 찾는거다. 그렇게 결심하자, 졸려오기 시작했다. 좋은건지 나쁜건지, 순응성이 높은 사이토의 성격이, 그를 지켰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패닉에 빠졌을 만한 일을, 사이토는 눈앞에서 흘려보내기 쉬운 성격으로 헤쳐나갔다. 루이즈가 딱 하고 손가락을 튕기자, 램프의 빛이 꺼졌다. 램프까지 마법이냐. 확실히 이거라면 전기는 필요없구나, 라고 얼빠진 생각을 했다. 방에는, 새까만 밤의 장막이 내려진다. 창의 밖에서 달이 두개, 괴상하게 빛나고 있다. 어머니, 사이토는 마법사가 있는 세계에 와버렸습니다. 당분간 학교에도 가지 못합니다. 공부도 할 수 없습니다. 제발 봐주세요. 사이토의 사역마로서의 생활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