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ero no Tsukaima Korean Version:Volume1 Chapter5

From Baka-Tsu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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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중, 꿈속 이야기로 잔뜩 루이즈를 놀려댔던 날의 밤.... 루이즈는 사이토의 짚더미를 복도에 휙하니 짚어던졌다.

[뭐하는 거야.] [내가 파고들면, 곤란하잖아?]

수업중의 꿈속 이야기를 속에 둔것 같았다.

[방 밖에는 바람이 부니까 추운데.] [분명, 꿈 속의 내가 따득하게 해줄꺼야.]

루이즈는 모양좋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이것저것 속에 두는 소녀이다. 어떻해서든 사이토를 복도에서 자게하고 싶은것 같다. 사이토는 모포를 들고 복도로 나갔다. 사이토가 나가자, 안에서부터 찰칵하고 열쇠를 잠그는 소리가 들려왔다. 벽에 뚤려있는 창문에서 바람이 후욱하고 불어와 사이토의 몸을 얼렸다. 춥다고 중얼거리며 모포를 뱅글 말고서 짚더미 위에 드러눕는다. 복도의 바닥은 돌로 되어있어서 차가움이 몸에 배어들어온다. 난로도 없다. 얼어간다. 겨우 꿈 얘기로 나를 얼려버릴 생각이냐! 사이토는 루이즈의 방 문을 발로 차버렸다. 물론, 반응은 없다. 사이토는 그때부터 복수의 방법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이젠, 팬티의 고무줄에 칼집을 넣는 걸로는 넘어가지 않는다. 그럼, 어떻게 해주면 저 계집애한테, 라는 생각을 하며 모포의 안에서 얼어가고 있을 때.... 큐르케의 방문이, 찰각하고 열렸다.

안에서 나온것은, 샐러맨더의 플레임이였다. 타오르는 꼬리가 따뜻해보인다. 사이토는 눈을 둥글게 했다. 샐러맨더는 쫄랑쫑랑 사이토의 쪽으로 다가왔다. 사이토는 자기도 모르게 뒤로 물러섰다.

[왜, 왜그러는거야, 너.]

큐르큐르하고 사람을 잘 따르는 느낌으로, 샐러맨더가 울었다. 해할 생각은 없는듯 하다. 샐러맨더는 사이토의 웃옷의 소매를 물고는, 따라오라는 듯이 머리를 당겼다.

[야, 그만해. 모포가 타버리잖아.]

사이토는 말했다. 하지만, 샐러맨더는 꾸욱꾸욱하고 강한 힘으로, 사이토를 잡아당긴다. 큐르케의 방 문은 훤히 열려있다. 저기에 나를 끌고가려는 건가. 아무래도 그런것 같다. 샐러맨더의 변덕이 아니라면, 대체 큐르케가 나한테 무슨 일인걸까? 사이토는 루이즈와 언제나 싸움을 하고 있으니까, 시끄럽다는 불만이라도 말하려는 건지도 모른다. 사이토는 납득이 안가는 기분이지만, 큐르케의 방문을 밀었다.

들어가니, 방은 새까맸었다. 샐러맨더의 주위만이 어렴풋하게 빛나고 있다. 어둔곳에서부터 큐르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문을 닫아줘.]

사이토는 시킨대로 했다.

[잘 왔어. 이쪽으로 와줘.] [깜깜한데.]

큐르케가 손가락 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방 안에 세워져있던 촛대에 하나씩 불이 붙었다. 사이토에 가까운 곳에 놓여진 촛대에서 차례대로 불이 붙고서 큐르케의 옆에 촛대가 마지막이었다. 길거리를 비추는 가로등처럼, 촛대의 불빛이 이어졌다. 살짝, 환상같이 엷은 빛 속에서 침대에 가로누은 큐르케의 관능적인 모습이 있었다. 베이비 돌이라고 하던가, 그런 유혹하기 위한 속옷을 입고 있다. 라기보단 그것만 걸치고 있다. 큐르케의 가슴이, 사기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멜론과도 같은 그것이, 레이스의 베이비 돌을 들어올리고 있다.

[그런 곳에서 서있지만 말고, 이쪽으로 와.]

큐르케가 섹시한 목소리로 말했다. 사이토는 비틀비틀하고 몽유병환자같은 발걸음으로 큐르케가 있는 곳에 향했다. 큐르케는 빙긋이 웃으며 말했다.

[앉지 그래?]

사이토는 들은대로, 큐르케의 옆에 앉았다. 알몸에 가까운 큐르케의 몸 때문에 머릿속이 꽉차서 아무생각이 나지 않는다.

[무, 무슨 일이야?]

사이토는 긴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타오르는것 같은 붉은 머리카락을 우아하게 쓸러올리고, 큐르케는 사이토를 바라보았다. 어렴풋한 촛불의 빛에 비쳐지는 큐르케의 갈색 피부는 야성적인 매력을 내뿜어 사이토를 어떻게 할것만 같게 만들었다. 큐르케는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야릿하게 머리를 흔들었다.

[너는, 날 천박한 여자라고 생각하지?] [큐르케?] [그렇게 생각해도, 할수 없어. 알아? 나의 두번째 이름은 '미열'.] [알고 있어. 응.]

속옷의 틈새에서 보이는 계곡이, 왠지 주의를 끌었다. [나는 말야, 횃불처럼 타오르기 쉬운거야. 그러니, 갑자기 이런식으로 불러내버리는 일을 저지르고 말아. 알고 있어.해선 안되는 일인거.] [안되는 일인거네.]

사이토는 뭐가 뭔지 모르는 채로 맞장구를 쳤다. 이런 식으로 이국의 여자아이에게 속내를 털어놓는 이야기 상대를 해본적이 없기 때문에 긴장하는 것과 동시에 곤혹스러워했다.

[하지만 말야, 너라면 꼭 용서해 줄거라고 생각해.]

큐르케는 젖은 눈동자로 사이토를 바라본다. 어떤 남자라도, 큐르케에게 이런 식으로 바라봐진다면, 원시의 본능을 불러일으키는 것에는 틀림없을 것이다.

[무뭐, 뭘 용서해?]

큐르케는 살짝 사이토의 손을 쥐었다. 큐르케의 손은 따뜻했다. 그리고, 하나하나, 사이토의 손가락을 확인하는 듯이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사이토의 등골에 전류가 달렸다.

[사랑하고 있는 거야. 나. 너에게. 사랑은 정말, 돌연히 찾아오네.] [정말로 돌연히다.]

사이토는 혼란스러웠다. 놀리고 있는게 틀림없어,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큐르케의 얼굴은 진지함 그 자체였다.

[네가, 기슈를 쓰러뜨렸을 때의 모습..... 멋있었어. 마치 전설의 이붜르디의 용사 같았어! 나말야, 그 모습을 봤을 때 가슴이 저려왔어. 믿을 수 있어! 끌려버린거야! 정열! 아아아, 정열이야!] [저, 정열인가. 응.] [두번째 이름 '미열'은 곧 정열이야! 그날부터, 나는 멍하니 마드리칼을 읊었어. 마드리갈. 사랑의 노래야. 너 때문인거야. 사이토. 네가 매번 나의 꿈에 나타나니까, 플레임을 시켜서 모습을 찾는다던지....... 정말이지, 나는 보기 흉한 여자야. 그렇게 생각하지? 하지만, 전부 네 탓인거야.]

사이토는 뭐라 대답해야 하는지 모른채, 가만히 앉아있었다. 큐르케는 사이토의 침묵을 예스라고 받아들인 것인지, 살짝 눈을 감고 입술을 내밀었다. 아아, 큐르케는 매력적이다. 루이즈도 매력적이지만, 섹시한 점에서는 큐르케에게 두세걸음 뒤진다. 그만큼 루이즈는 청초하고 귀엽지만. 보이는 것 뿐이다만. 하지만 사이토는 큐르케의 어깨를 밀어서 되돌렸다. 왠지 모르게 안좋은 예감이 들어서이다. 왜그래?라고 말하는 얼굴로 큐르케가 사이토를 바라보았다. 사이토는 큐르케에게 눈을 떼고서 말했다.

[어어, 어쨌든 지금의 이야기를 요약하면....] [에에.] [너는 연애쟁이?]

사이토는 딱잘라 말했다. 그것이 정곡이었는지, 큐르케가 얼굴을 붉혔다.

[그렇네.... 다른사람보다, 조금 사랑에 빠지는 게 많을지도 몰라. 하지만 할 수 없잖아. 사랑은 돌연히 와버리는고, 금방 내몸을 불꽃처럼 타오르게 해버리는걸.]

큐르케가 그렇게 말했을 때, 창문 밖에서 누군가 두들겼다. 거기에는 원망스럽게 방안을 훔쳐보던 한명의 잘생긴 남자의 모습이 있었다.

[큐르케..... 약속시간에 네가 안오길래 와봤더니......] [페릿슨! 에에, 2시간 뒤에.] [약속이 틀려!]

여기는 분명히, 3층이다. 아무래도 페릿슨이라고 불린 멋진면상은 마법으로 떠있는 것 같다. 큐르케는 시끄럽다는 듯이 가슴의 계곡에 끼워넣은 화려한 지팡이를 꺼내들고, 그쪽을 보지도 않고 지팡이를 흔들었따. 촛대의 불꽃에서 불길이 큰 뱀처럼 뻗어나가, 창문채로 남자를 날려버렸다.

[정말이지, 눈치없는 부엉이네.]

사이토는 아연히 그 모습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그래서 말야? 듣고 있어?] [지금건 누구?] [그는 단순한 친구야. 어쨋든 지금, 내가 가장 사랑하는 것은 당신이야. 사이토.]

큐르케는 사이토에게 다시한번 입술을 가까이했다. 사이토는 꼼짝도 하지 못했다. 숨막힐 것 같은 색기가, 사이토를 덮친다. 그리고....., 이번엔 창 유리가 부서졌다. 돌아보니, 슬퍼보이는 얼굴로 방안을 훔쳐보는, 정감있는 생김새의 남자가 있었다.

[큐르케! 그 남자는 누구야! 오늘밤은 나와 같이 보내는게 아니었던거야!] [스틱스! 에에, 그러니까 4시간 뒤에.] [그녀석은 누구야! 큐르케!]

분노를 폭발시키면서, 스틱스라고 불린 남자가 방안으로 들어오려 했다. 큐르케는 시끄럽다는 듯이 다시한번 지팡이를 흔들었다. 또 다시 촛대의 불꽃에서 두꺼운 불길이 늘어난다. 남자는 불길에 구워져서 지면으로 떨어져갔다.

[.....지금 것도 친구?] [그는, 친구라기 보단 그냥 아는사이. 아무튼 시간을 이렇게 쓸데없이 보내고 싶지않아. 밤이 길다고 누가 말한걸까나! 눈 깜짝할 사이에, 태양이 와버리잖아!]

큐르케는 사이토에게 입술을 가까이 했다. 창이 되버린 벽의 구멍에서 비명이 들려왔다. 사이토는 짜증내면서 돌아보았다. 부서진 창가에서, 세명의 남자가 서로 업치락뒤치락거리고 있었다. 세명은 동시에, 같은 말을 내뱉었다.

[큐르케! 그 자식은 누구야! 연인은 없다고 말하지 않았었어!] [매니칸! 에이잭스! 김리!]

지금까지 나온 남자는 전원 다른사람이어서 사이토는 감탄했다.

[에에또, 6시간 뒤에.]

큐르케는 대충대충 말했다.

[아침이야!]

세명은 사이좋게 합창했다. 큐르케는 짜증난다는 목소리로 샐러맨더에게 명령했다.

[플레임!]

큐르큐르거리며 방 구석에서 자고 있던 샐러맨더는 일어나서, 세명이 서로 밀고 있는 창문이었던 구멍을 향해 불길을 토해냈다. 세명은 사이좋게 지면을 향해 낙하해갔다.

[지금건?]

사이토는 떨리는 목소리로 물어봤다.

[글쎄? 아는 사람이고 뭣도 아니야. 어쨌든! 사랑해!]

큐르케는 사이토의 얼굴을 양손으로 잡고는, 바로 입술을 빼았았다.

[므, 므그....]

사이토는 당황했다. 큐르케의 키스는, 이야 정말이지 정열적이었다. 꾸욱꾸욱하고 강하게 눌러온다. 사이토는 멍하게 되는대로만 내버려 두었다. 그 순간.... 이번에는 문이 무지막지한 기세로 열려버렸다. 또 남자냐, 라고 생각했지만 달랐다. 네글리제 모습의 루이즈가 서있었다. 큐르케는 살짝 곁눈으로 루이즈를 보았지만, 사이토의 입술에서 자신의 그것을 떼려고는 하지 않았다. 정갈하게 방안을 비추는 촛불을, 루이즈는 한자루 한자루 지긋지긋하다는 듯이 차 날리면서, 사이토와 큐르케에게 다가왔다. 루이즈는 화가나면 말보다는 손이 먼저 움직이고, 더욱 화가나면 손보다 발이 먼저 움직이는 것이다.

[큐르케!]

루이즈는 큐르케의 방향을 향해 소리쳤다. 거기서 겨우 알아챘다, 고 말하는듯한 태도로 큐르케는 사이토한테서 몸을 떼고 돌아보았다.

[한창 바쁠때야, 바리엘.] [체르프스트! 누구의 사역마한테 손을 대는 거야!]

사이토는 불안함에 갈팡질팡했다. 루이즈의 갈색 눈동자는 형형하게 빛나면서, 불과 같이 화를 내고 있다.

[할 수 없잖아. 좋아하게 되버린걸.]

큐르케는 양손을 들었다. 사이토는 두사람 사이에 끼어버린채 갈팡질팡하기 시작했다. 기세에 맡긴채, 입술을 겹쳐버리고 말았지만, 어지간히도 루이즈를 화나게 만든것 같다.

[사랑과 불길을 폰 체르프스트의 숙명인거야. 몸을 애타게 만드는 숙명이야. 사랑의 업화에 타오르는 것은, 우리 가계의 소망이야. 네가 가장 잘 알고 있잖아?]

큐르케는 양손을 움츠려보였다. 루이즈의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이리와. 사이토.]

루이즈는 사이토를 질끈 노려보았다.

[자아 루이즈. 그는 분명히 너의 사역마일지도 모르지만, 의사라는건 있어. 그걸 존중해주지 않으면.]큐르케가 구조선을 띄워보냈다. [그, 그래. 누구랑 사귀건 내 맘이잖아.]

루이즈는 딱딱한 목소리로 말했다.

[너, 내일이 되면 열명 이상의 귀족에게, 마법으로 꼬치가 되어버릴걸. 그래도 좋아?] [괜찮아. 너도 베스트리 광장에서 그의 활약을 보았잖아?]

루이즈는 질렸다는 듯이 오른손을 흔들었다.

[흥. 조금 칼싸움을 잘할지도 모르지만. 뒤에서부터 '화이어 볼'을 맞는다던지, '윈드 브레이크'에 날려버려진다면, 검의 실력같은건 관계없어.] [괜찮아! 내가 지킬거야!]

큐르케는 턱 밑에 손을 대고, 사이토에게 뜨거운 시건을 보냈다. 하지만....., 루이즈의 말에 사이토는 제정신을 차렸다. 아까 전의 창문에거 얼쩡거리던 녀석들이 신경쓰인다. 놈들, 큐르케의 곁에 앉아있는 것이 자기라는 것을 안다면, 루이즈의 말마따마 사이토를 마법으로 꼬치구이로 만들지도 모른다. 큐르케가 지켜준다고는 말했지만, 하루종일 자신을 지켜줄 수만은 없을테고, 방금전의 모습을 보건데 아무래도 큐르케는 변덕쟁이인것 같다. 사이토의 호위같은건, 금방 질려버릴 것이라해도 틀림없을 것이다. 거기까지 냉정히 생각해 사이토는 아쉽다는 듯이 일어섰다.

[어머, 돌아가버리는 거야?]

큐르케가 슬픈듯이 사이토를 바라본다. 반짝거리는 눈동자가, 슬픈듯이 젖어간다. 미련이 남는다. 큐르케는 누가봐도 놀랄정도의 미인으로, 그런 미인이 좋아해준다면 마법으로 구워지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버리고 만다.

[언제나 그 수법이야! 걸리면 안돼!]

루이즈는 사이토의 손을 잡고서 서둘러 돌아갔다.

방에 돌아온 루이즈는 진중하게 열쇠를 걸어잠그고, 사이토에게 돌아섰다. 입술을 꽈악 꺠물고, 양눈을 치켜떠올렸다.

[마치 발정난 들개같잖아03:16, 18 March 2011 (EDT)Sc2340!!]

목소리가 떨리고 있다. 루이즈는, 화가나면 말보단 손이 먼저 움직이고, 손보다 발이 먼저 움직인다. 더욱 화가 나면 목소리가 떨리는 것이다. 루이즈는 이를 악 물었다.

[뭐, 뭐야.] [거기에 엎드리고 있어. 내가, 잘 못하고 있었던것 같아. 너를 일단, 인간취급하고 있었나 보네.] [뻥치지마!]

인간취급?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거짖말이라고 생각된다.

[체르프스트의 여자한테 꼬리를 흔들다닛------! 개가------!]

루이즈는 책상의 서랍을 열고서, 무언가를 꺼내들었다. 채찍이었다.

[아, 아가씨?]

사이토는 멍청한소리를 냈다. 루이즈는 그것으로 찰싹하고 바닥을 쳤다.

[드드드, 들개라면, 들개답게 취급하지 않으면. 지지지, 지금까지 물렀었어.] [어째서 채찍같은걸 가지고 있는거야!]

사이토는 루이즈가 갖고 있는 훌륭한 채찍을 보며 말했다. 이야아, 훌륭한 가죽 채찍이다.

[승마용의 채찍이니까, 너한텐 딱이야. 너는, 들개니깟!] [들개냐!]

루이즈는 그것으로 사이토를 때리기 시작했다. 촤악! 촤악! 하고 공중에서 춤추는 채찍을 피해 사이토는 도망다니기 바빴다.

[아팟! 그만둬! 바보!] [뭐야! 저런 여자가 좋다는 거야!]

루이즈가 외친다. 사이토는 핫!하고 깨닫고, 루이즈의 틈을 타서 양손목을 잡았다. 루이즈는 날뛰었지만, 어차피 소녀의 힘이다. 사이토가 손목을 잡으면, 꼼짝도 못하는 것이다.

[놓으란 말야......! 멍청이!] [저기, 너, 혹시......]

사이토는 루이즈의 눈을 바라보았다. 갈색의 눈동자가 이쪽을 노려보고 있다. 가까이서 보니, 역시 두근거릴만한 용모이다. 귀엽다. 큐르케는 미인이다. 아아, 색기 듬뿍이다. 하지만, 루이즈는 새하얀 캔버스이다. 더럽히지 않은 진지한 캔버스인 것이다. 단지, 성격에 어려움이 있을 뿐이다. 사이토는 어느쪽이나면, 용모로는 루이즈의 쪽이 취향이다. 사이토의 고동이 16소절의 팝튠을 쳐냈다. 젤러시-? 나한테 반해있어? 라고 생각하니, 그런 루이즈가 굉장히 귀엽게 보였다. 즉, 사이토도 큐르케 못지 않게 반할듯한 전개에 쉽게 넘어가는 것이다.

[질투? 나한테 반했어?]

사이토가 말했다.

[혹시, 내가 큐르케의 침대에 앉고, 네 침대에 숨어들지 않아서 화났어? 이야, 눈치 못채서 미안.]

사이토는 머리를 숙였다. 그리고, 루이즈의 턱에 손을 대었다.

[나도 너를 조금 괜찮게 생각한 적은 있어. 그때, 붕대 감아줬을 때....]

루이즈의 어깨가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

[....나는 남자니까 제대로 어프로치할게. 오늘밤, 네 침대에 숨어들지. 네가 내 짚더미에 숨어들 필요는 없어.]

루이즈의 오른다리가, 질풍과 같이 움직여서, 사이토의 사타구니를 차 올렸다.

[......오, 느오오오오오.]

사이토는 지면에 무릎꿇고, 비지땀을 흘렸다. 아프다. 죽을정도로, 아프다.

[누가 좋아한다고? 내가? 너를? 어째서?]

루이즈는 지근지근하고 사이토의 머리를 짓밟았다.

[......아, 아니야?]

루이즈는, 꾸욱꾸욱하고 사이토의 머리를 밟아 눌렀다.

[당연하잖아03:16, 18 March 2011 (EDT)Sc2340.] [그, 그렇지...... 오해해버렸습니다.....]

루이즈는 의자에 앉고서, 다리를 꼬았다. 숨은 거칠지만, 사이토를 한창 괴롭혀서인지, 조금은 기분이 풀린것 같다.

[분명히, 네가 누구랑 사귀든, 그건 네 맘이야. 하지만, 큐르케는 안돼.] [어, 어째서?]

사이토는 들어간 알을 되돌리기 위해, 깡총깡총 뛰면서 물어봤다.

[우선, 큐르케는 트리스테인 사람이 아니야. 이웃나라 게르마니아의 귀족이지. 그것만으로도 용서할 수 없어. 나는 게르마니아가 정말 싫어.] [알게 뭐냐. 그딴 거.] [우리 집안인 바리엘의 영지는 말야, 게르마니아와의 국경 근처에 있어. 그래서 전쟁이 되면 언제나 맨처음에 게르마니아와 싸워온거야. 그리고, 국경 너머의 지명은 체르프스트! 큐르케가 태어난 토지야!]

루이즈는 이를 갈면서 외쳤다.

[그러니, 그 큐르케의 집은...... 폰 체르프스트 가는..... 바리엘의 영토를 다스리는 귀족에게 있어서 불구대천의 적인거야. 본가의 영토는 국경을 합해서 이웃! 기숙사에서는 옆의 방! 용서못해!] [하아. 거기다 사랑이 넘치는 집안인것 같네.] [단순한 색정바보 집안이야! 큐르케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아버지인 체르프스트는, 우리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아버지의 연인을 빼았았어! 지금부터 200년 전에!] [꽤나 오래전 이야기네.] [그리고, 그 체르프스트의 일족은, 이것저것 바리엘의 명예를 모욕했다구! 고조할아버지는, 큐르케의 고조할아버지에게, 약혼자를 빼았겼어.] [하아.] [증조할아버지인 사프란 드 바리엘 때는 말야! 부인을 빼았겼었단 말야! 그여자의 증조할아버지인 맥시밀리 폰 체르프스트에게! 아니, 동생인 두딧세남작이였던가.....] [어느쪽이든 좋은데, 아무튼 너희 집안은, 그 큐르케의 집안한테 애인을 계속 빼앗겨왔다는 거지.] [그것만이 아냐. 전쟁때마다 서로 죽여왔어. 상대에게 죽고 죽여온 일족의 수는, 정말 셀수 없을만큼!] [나는 단순한 사역마니까, 그다지 빼았겨도 상관없잖아.] [싫어! 참새 한마리라도 그 큐르케한테 빼앗길것 같아! 선조님한테 드릴 말씀이 없어!]

루이즈는 거기까지 말하고, 주전자에서 컵에 물을 따르고, 단숨에 들이켰다.

[그런 이유로, 큐르케는 안돼. 금지.] [너네 선조님같은거 나하곤 관계없어.] [관계있어! 너는 내 사역마잖아! 어찌건 됐건, 바리엘 공작가의 녹을 먹고 있으니까, 내가 말하는 걸 들어.] [사역마 사역마라.....]

사이토는 힐끗 루이즈를 째려보았다.

[불만있어?] [아니....., 그렇지 않으면, 뭐, 생활은 못하게 되니까, 참겠지만.....]

사이토는 입술을 세우고선, 터억하고 바닥에 앉았다.

[저기말야, 감사해줬으면 하는데.] [뭐가?] [평민이 큐르케의 연인이 되었다, 같은 소문이 돈다면 넌 무사히 못 끝낸다고?]

사이토는 창문에서 얼쩡거렸던 남자들을 떠올렸다. 큐르케의 마법으로 불로 구워져서, 벌레처럼 지면에 떨어졌지만..... 거기에 자기가 있다고 치면 어떻게 될까? 사이토는 기슈와의 일전을 떠올리고, 등골이 오싹해졌다.

[루이즈.....] [뭐야.] [검 줘. 검.]

몸을 지키기 위해 갖고싶었다.

[안가지고 있어?] [있을리 없잖아. 전에 썼던 건, 기슈의 검이었다고.]

루이즈는 질렸다, 라고 말하고 팔을 꼬았다.

[검사잖아? 너.] [아니야. 검같은건 쥐어본 적도 없어.] [저번에는 마음대로 휘두렀잖아.] [그건 그렇지만.....] [흐응......]

루이즈는 생각에 잠겼다.

[왜그래?] [사역마로써 계약했을 때, 특수능력을 얻는 일이 있다고 들은적은 있지만, 그거인걸까.] [특수능력?] [그래. 예를들면, 검은고양이를 사역마로 쓰기도 하잖아?]

루이즈는 손가락을 세워서, 사이토에게 설명했다.

[응.] [사람의 말을 말할 수 있게 되거나 그래.] [나는 고양이는 아닌데.] [알고있어. 고금동서, 사람을 사역마로 삼은 예는 없고.... 그러니까, 뭐가 일어나도 신기하지 않을지도 몰라. 검을 잡은적이 없는 네가, 마음대로 휘두를 수 있게 되는 정도는, 있을 수도 있다는 거지.] [흐응.....]

하지만, 휘두르는 것만은 아니었다. 마치 깃털처럼, 자신의 몸이 가볍게 움직였다. 거기다, 기슈의 골렘은 청동으로 된거였다고. 아무리 검술을 몸에 익혔다고 해도, 그렇게 간단히 금속덩어리를 베어서 조각낼 수 있는것일까?

[신기하네. 트리스테인의 아카데미에라도 물어볼까?] [아카데미?] [그래. 왕실 직속의, 마법만 연구하고 있는 기관이야.] [거기서 연구받으면, 어떻게 되는데.] [그렇네. 여러가지 실험을 받을거야. 몸을 조각낸다던지.] [웃기지마!]

사이토는 일어섰다. 인체실험따윈 사양이다.

[그게 싫다면, 다른사람에게 그다지 말하지 않는게 좋아. 갑자기 검을 잘 휘두를 수 있게 되었다, 같이.] [알았어. 그렇게 할게.]

사이토는 안심하고서, 끄덕였다.

[그렇지....알았어.]

루이즈는 혼자서 납득한것 처럼 끄덕였다.

[뭐가 알았다는 거야.] [너한테, 검, 사줄게.] [에?]

의외의 제안이었다. 루이즈는 째째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큐르케한데 사랑받는다면, 목숨이 몇개 있어도 모자를테고. 떨어져 내리는 불똥은 자기가 알아서 처리해.]

루이즈는 지겹다는 듯이 말했다.

[희한하네.....] [어째서야.]

힐끗하고 루이즈가 노려본다.

[너, 짠순이라고 생각했는데. 밥같은거 심하잖아.] [사역마한테 호화스런것만 주면, 버릇이 되잖아. 필요한 것은 제대로 사줄거야. 나는 별로 짠순이는 아니라고.]

루이즈는 득의양양하게 말했다.

[알았으면, 어서 잠이나 자. 내일은 허무의 요일이니까, 거리에 데려다 줄게.]

헤에, 이쪽 세계에도 요일에 따라 휴일이 정해지는 구나라고 생각하면서, 사이토는 복도에 나가려고 했다.

[어디 가는거야.] [어디라니, 복도.] [됐어. 방에서 자. 또 큐르케가 덮치면 큰일이니까.]

사이토는 루이즈를 바라보았다.

[뭐야.] [너, 역시 나를......]

루이즈가 채찍을 잡으려고 하자, 사이토는 그이상 아무말도 않고 짚더미를 방안에 옮겼다. 모포를 두르고서, 그 위에 가로누웠다. 왼손의 룬을 바라본다. 이녀석이 빛나준 덕분에, 기슈를 쓰러뜨리고, 큐르케가 반하고, 루이즈가 검을 사주게 되었다. 대체, 이 왼손의 문장은 나를 어디로 데려가려는 것일까. 그런 것을 생각하다보니, 졸음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오늘은 긴 하루였다고 생각하면서, 사이토는 잠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