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ero no Tsukaima Korean Version:Volume2 Chapter8

From Baka-Tsu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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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토들을 태운 군함, '이글'호는, 부유대륙 알비온의 지그재그모양의 해안선을 구름에 숨어서 항해했다. 세시간정도 지나서, 대륙에서 뻗어나온 곶이 보였다.

곶의 끝부분에는 높은 성이 세워져 있었다. 웨일즈는 후갑판에 서있는 사이토들에게 저것이 뉴 캐슬성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글'호는 똑바로 뉴 캐슬에 향하지

않고, 대륙의 아랫부분에 파고드는 듯한 진로를 잡았다.

[어째서, 아랫쪽으로 내려가는 겁니까?]

웨일즈는, 성 위 까마득한 상공을 가리켰다. 멀리 떨어진 곶의 끝 위쪽에서 거대한 배가 강하하는 도중이었다. 진중히 구름속을 항해해 왔기 때문에 저쪽에서는

'이글'호는 구름에 숨어서 보이지 않는듯 했다.

[반란군 놈들의 함이다.]


정말로 거대, 라고밖에 형용할 수 없는, 불길한 거함이었다. 길이는, '이글'호의 두배는 되었다. 돛을 몇장이나 나부끼며 느릿느릿하게 강하한다고 생각하니,

뉴 캐슬 성을 노리고 늘어서서 포문을 일제히 열었다. 두두두두쿵, 하고 일제사격의 진동이 '이글'호까지 전해져온다. 포단은 성에 착탄하고, 성벽을 부수고 작은

화재를 발생시켰다. 

[예전의 본국함대기함 '로얄 소브린'호다. 반란군놈들이 수중에 넣고서는 '렉싱턴'이라고 이름을 바꾸었지. 놈들이 처음으로 우리들에게서 승리를 따낸 전지의 이름이다 . 어지간히 명예로 느끼고 있는것 같더군.]

웨일즈는 미소를 띄우고서 말했다.

[저 짜증나는 배는, 하늘에서 뉴 캐슬을 봉쇄하고 있네. 저렇게, 가끔씩 놀리는 듯이 성에 대포를 쏴대고 가네.]

사이토는 구름이 갈라진 사이로 멀리 보이는, 거대전함을 바라봤다. 무수한 대포가 배 옆머리에서 튀어나왔고, 배 위에는 드래곤이 날아다니고 있다.

[갖춰진 대포는 양현 합해서 팔백문. 덤으로 용기병까지 갖추고 있지. 저 배의 반란부터, 모든 것이 시작됐다. 인연의 배지. 그럼, 우리들의 배는 저런 괴물을

상대로 할 수는 없기때문에 구름속을 지나 대륙의 아래에서 뉴 캐슬에 다가가네. 거기에 우리들밖에 모르는 비밀 항구가 있네.]


구름 속을 지나, 대륙의 아래에서 나오니 주변은 새까만 암흑이었다. 대륙이 머리위에 있기 때문에, 해가 비치지 않는 것이었다. 덤으로 구름 속이기도 하다.

시계가 제로에 가까워 간단하게 머리위의 대륙에 좌조할 위험이 있기 대문에, 반란군의 군함은 대륙의 아래쪽에 결코 다가가지 않는다, 라고 웨일즈가 말했다.
싸늘한, 습기를 머금은 차가운 공기가 사이토들의 뺨을 만진다.

[지형도를 기대서, 측량과 마법의 불빛만으로 항해하는 것은, 왕립궁군의 항해사에게 있어서, 뭐 손쉬운 일이네만.]

귀족파, 그녀석들은 어차피 하늘을 모르는 멋도 모르는 놈들이다, 라고 웨일즈가 웃었다. 잠시간 항해하고는, 머리위에 시커먼 구멍이 뚫린 부분이 나타났다.

마스트에 등불로 삼은 마법의 불빛 안에서, 직경 삼백미터정도의 구멍이 뻥하고 열린 듯한 장관이었다.

[일시정지.] [일시정지, 아이 서.]

장범수(掌帆手)가 명령을 복창한다. 웨일즈의 명령으로 '이글'호는 뒤쪽 돛을 펼치고서, 잠시 뒤에 암흑 속에서도 팔팔한 동작을 잃지 않은 수병들에 의해 돛을 접어서

딱맞에 구멍 바로 아래에서 정선했다. 

[미속상승.] [미속상승. 아이 서.]

천천히 이글호는 구멍을 향해서 상승해간다. 이글호의 항해사가 타고 있는 마리 개런드호가 뒤를 잊는다. 월드가 끄덕였다.

[마치 공적이군요. 전하.] [그야말로 공적일세. 자작.]


구멍을 따라 상승하니, 머리위에 불빛이 보였다. 거기에 빨려들어가듯이 이글호가 올라간다. 눈부시기만한 빛에 쬐인다고 생각했더니 배는 뉴 캐슬의 비밀 항구에

도착하고 있었다. 그곳은, 새하얗게 빛나는 발광성의 이끼에 덮여진, 거대한 종유동굴의 안이었다. 절벽 위에, 수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글호가 

종유동굴의 절벽에 다가가니, 일제히 밧줄이 날아왔다. 수병들은, 그 밧줄을 이글호에 잡아맨다. 배는 절벽에 끌려가고, 수레바퀴가 붙은 줄사다리가 덜커덩하고

다가와서는 배에 딱하고 달라붙었다. 웨일즈는 루이즈들을 재촉하고는 줄사다리를 내려갔다. 키가 큰, 나이든 노메이지가 다가와서는 웨일즈의 노고를 치하했다.


[허허, 이거야 원, 커다란 전과로군요. 전하.]

노메이지는, 이글호에 이어서 뿅하고 종유동 안에 나타난 마리 개런드호를 보고서 얼굴에 웃음을 띄웠다.

[기뻐해라. 패리. 유황이다, 유황!]

웨일즈가 그렇게 외치자, 모여든 병사들이 우오옷하고 환성을 질렀다.

[오오! 유황입니까! 불꽃의 비약이지 않습니까! 이걸로 우리들의 명예도, 지켜질 수 있다는 것이군요!]

노메이지는, 엉엉 울기 시작했다.

[선제 폐하로부터 부름받고서 육십년....., 이렇게 기쁜날은 없었습니다, 전하. 반란이 일어나고부터, 쓴맛만 맛보았지만, 무얼, 이정도의 유황이 있다면.....]

빙긋이 웨일즈가 웃었다.

[왕가의 긍지와 명예를, 반란군놈들에게 보여주면서, 패배할 수 있겠지.] [영광스런 패배로군요! 이 늙은이, 벌써부터 주먹이 떨려옵니다. 그럼, 보고올립니다만, 반란군놈들이 내일 정오에 공성을 개시한다는 뜻을 전해왔습니다. 정말이지,

전하가 늦지 않으셔서, 다행입니다 그려!] [그리하면 아슬아슬했다는 거로군! 전쟁에 때에 맞추지 못한다면, 그것이야말로 무인의 수치이니 말일세!]

웨일즈들은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즐거운 듯이 웃고 있었다. 루이즈는, 패배라는 말에, 얼굴색이 바뀌었다. 즉, 죽는다는 것이다. 이 사람들은, 그것이 두렵지

않다는 것일까?

[헌데, 그 분들은?]

패리라고 불린 노메이지가, 루이즏르을 보고서 웨일즈에게 묻는다.

[트리스테인으로부터의 대사일세. 중요한 용건으로 왕국에 오신걸세.]

패리는 한순간, 멸망해가는 왕정부에 대사가 대체 무슨 일이냐? 라고 말하는 표정이 되었지만, 곧바로 표정을 바로잡고서 미소지었다.

[이거야 이거야 대사님. 전하의 종복을 받잡고 있는, 패리라고 합니다. 멀고 먼길에도 알비온 왕국에 잘 와주셨습니다. 그리 대단한 대접은 해드리지 못하지만,

오늘밤은 조그마한 연회가 열립니다. 부디 참석해 주십시요.]


루이즈들은, 웨일즈를 따라, 성내의 그의 방으로 향했다. 성의 가장 높은 천수*¹의 한 곳에 있는 웨일즈의 방은, 왕자의 방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단촐한 방이였다.

나무로 만들어진 허술한 침대에 의자와 테이블이 하나. 벽에는 전쟁의 모습을 그린 태피스트리가 장식되어 있었다. 왕자는 의자에 앉고서 책상의 서랍을 꺼냈다. 

거기에는 보석이 박혀있는 작은 상자가 들어있었다. 목에서 목걸이를 푼다. 목걸이에는 작은 열쇠가 붙어있었다. 웨일즈는 작은 장사의 열쇠구멍에 그것을 밀어넣고

상자를 열었다. 뚜껑 안쪽에는 앙리엣타의 모상이 그려져 있다. 루이즈들이 그 상자를 들여다보는 것을 눈치챈 웨일즈는, 수줍어하며 말했다.

[보물상자일세.]

안에는 한통의, 편지가 들어있었다. 그것이 왕녀가 보낸 물건인듯 했다. 웨일즈는 그것을 꺼내들고는 사랑스럽다는 듯이 입맞춤하고는, 펼치고서 천천히 읽기 시작했다.

몇번이나 그렇게 읽힌듯한 편지는 이미 너덜너덜해져 있었다. 다 읽은 뒤에는 웨일즈는 다시 편지를 조심스럽게 접고는 봉투에 넣어서 루이즈에게 넘겨주었다.

[이것이 공주에게서 받았던 편지다. 보는 것처럼, 확실히 반환했네.] [감사합니다.]

루이즈는 깊숙히 고개를 숙이고는 그 편지를 받아들었다.

[내일 아침, 비전투원을 태운 '이글'호가, 여기를 출항한다. 그것에 타서 트리스테인까지 되돌아가게나.]

루이즈는, 그 편지를 빤히 바라보고 있다가, 이윽고 결심한듯이 입을 열었다.

[저어, 전하...... 아까 전에, 영광스런 패배라고 말씀하셨습니다만, 왕군에게 이길 확률은 없는 것입니까?]

루이즈는 망설이는 듯이 물었다. 당연하다는 듯이 아주 쉽게, 웨일즈가 대답한다.

[없네. 우리 군은 삼백. 적군은 오만. 만에 하나의 가능성도 있을리 없지. 우리들에게 할 수 있는 일은, 그거 참, 용맹히 죽어가는 모습을 녀석들에게 보여주는

것 뿐이네.]

루이즈는 고개 숙였다.

[전하의, 맞서 돌아가시는 모습도, 그 안에 포함되어 있습니까?] [당연하다. 나는 맨 처음에 죽은 셈이다.]

곁에서 대화를 주고 받는 모습을 지켜보던 사이토는 한숨을 내쉬었다. 내일이면 죽는다고 말하고 있는데도, 황태자는 조금도 흐트러지는 구석이 없다. 현실감이

없어서, 뭐랄까, 연극 속에서 일어나는 일처럼 보였다. 루이즈는 깊숙히 고개를 숙이고, 웨일즈에게 절했다. 말하고 싶은 것이 있는 모양이다.

[전하...... 실례를 용서해주십시요. 황송하지만,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무엇이든, 말해보게.] [그, 조금 전 받으신 편지의 내용, 그것은....... ] [루이즈.]

사이토가 나무랐다. 아무래도, 그건 곤란할거라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루이즈는 휙하고 고개를 들고서 웨일즈에게 물었다.

[이 임무를 저에게 맡기셨을 때의 공주님의 모습, 보통이 아니셨습니다. 그, 마치, 연인을 걱정하는 듯한........ 거기에, 방금전 작은 상자의 뚜껑 안쪽에는, 공주님의 모상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편지에 입을 맞추실 때의 전하의 슬퍼하시느 얼굴도 그렇고, 혹시, 공주님과 웨일즈 황태자 전하는.......]

웨일즈는 미소지었다. 루이즈가 말하고 싶은 것을 알아챈 것이다.

[자네는, 사촌여동생 앙리엣타와, 이 내가 서로 사랑하고 있는게 아닌가하고 말하고 싶은 것인가?]

루이즈는 끄덕였다.

[그리 생각 하였습니다. 계속된 무례를, 용서해 주십시요. 그리하면, 이 편지의 내용이라는 것은......]

웨일즈는 이마에 손을 대고서, 말해야 할지 말하지 말아야 할지, 조금 고민하는 듯한 뒤에 말했다.

[연문일세. 자네가 상상한 대로의 물건일세. 확실히 앙리엣타가 편지에 알린듯이, 이 연문이 게르마니아의 황실에 넘어간다면, 곤란한 일이 되지. 뭐라해도,

그녀는 시조 브리밀의 이름에 걸고, 영원한 사랑을 나에게 맹세했으니 말이야. 알고 있는 대로 시조에게 맹세한 사랑은, 혼인을 할 때의 맹세가 아니면 안되네.

이 편지나 백일하에 내놓아 진다면, 그녀는 중혼의 죄를 범한 것이 되버리고 말테지. 게르마니아의 황제는, 중혼을 범한 공주와의 혼약은 취소할 것이 틀림없고.
그리 된다면, 결국은 동맹은 성립되지 못할 것이고. 트리스테인은 혼자서, 저 두려운 귀족파와 맞서지 않을 수 없지.]

[아무튼, 공주님은 전하와 사랑하는 사이인 것이지요?] [옛날 이야기다.]

루이즈는 열이 깃든 말투로, 웨일즈에게 말했다.

[전하, 망명하십시요! 트리스테인에 망명하십시요!]

월드가 다가와 살짝 루이즈의 어깨에 손을 올려놓았다. 하지만, 루이즈의 서슬은 가라앉지 않는다.

[부탁드리옵니다! 저희들과 함께, 트리스테인에 가 주십시요!] [그건 안되는데.]

웨일즈는 웃으면서 말했다.

[전하, 이것은 저의 부탁만은 아닙니다! 공주님의 부탁이기도 합니다! 공주님의 편지에는, 그렇게 적혀져 있지 않았습니까? 저는 어릴 적, 황송하게도 공주님의 놀이 상대를 맡고 있었습니다! 공주님의 성격은 감히 잘 알고 있습니다! 그 공주님이 자신이 사랑하는 상대를 내버려 둘리가 없습니다! 말씀해 주십시요, 전하!

공주님은, 아마도 편지의 끝자락에 당신께 망명을 권하셨을 터입니다!]

웨일즈는 고개를 흔들었다.

[그와 같은 것은, 한줄도 적혀 있지 않았네.] [전하!]

루이즈는 웨일즈에게 재촉하며 다가갔다.

[나는 왕족이다. 거짓은 말하지 않아. 공주와, 나의 명예에 걸고 말하건데, 단 한 줄도, 나에게 망명을 권하는 듯한 문구는 적혀져 있지 않았네.]

웨일즈는 괴로운듯이 말했다. 그 말투에서, 루이즈의 지적이 맞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앙리엣타는 왕녀다. 자신의 사정을, 나라의 대사(大事)보다 우선시킬리가 없네.]

루이즈는, 웨일즈의 의사가 한없이 단단하다는 것을 보고서 알았다. 웨일즈는, 앙리엣타를 감싸려 하는 것이었다. 신하된 자에게, 앙리엣타가 정에 휩쓸리는

여자라고 생각되는 것이 싫은 것이다. 웨일즈는 루이즈의 어깨를 두들겼다.

[자네는, 정직한 여자아이군. 라 바리엘 영애. 정직하고, 똑바르며, 좋은 눈을 하고 있어.]

루이즈는 쓸쓸하게 고개를 숙였다.

[충고하지. 그와 같이 정직해서는 대사는 맡을 수 없네. 정신 똑바로 차리게나.]

웨일즈는 미소지었다. 하얀 치아가 비친다. 매력적인 미소였다.

[하지만, 망국으로의 대사로선 적임일지도 모르지. 내일 멸망하는 정부는, 누구보다도 정직하니 말일세. 왜나하면, 명예 이외의 지킬 것이 달리 없으니 말이야.]

그리고서 책상 위에 놓여진, 물이 담긴 쟁반 위에 얹힌 바늘을 바라본다. 형태로 봐서, 그것이 시계인것 같았다.

[슬슬, 파티의 시간이다. 자네들은, 우리들 왕국이 맞이하는 최후의 손님이다. 부디 참석해 주었으면 하네.]

사이토들은 방의 밖으로 나왔다. 월드는 남아, 웨일즈에게 절했다.

[아직, 무언가 볼일이 있는건가? 자작.] [황송하지만, 전하께 부탁드리고 싶은 의견이 있습니다.]

월드는 웨일즈에게, 자신의 바램을 말했다. 웨일즈는 빙긋하고 웃었다.

[이 무슨 경사스런 이야기인가. 기꺼이 그 역할을 맡도록 하지.]


파티는, 성의 홀에서 열렸다. 간이로 옥좌가 놓여지고, 옥좌에는 알비온의 왕, 나이든 제임즈 1세가 앉아서 모여든 귀족이나 신하를 눈을 좁히고서 지켜보고 있다.

내일이면 자신들이 망한다고 하는데도, 꽤나 호화스런 파티였다. 왕당파의 귀족들은 마치 가든파티 처럼 차려입고, 테이블 위에는 이 날을 위해서 특별히 올려진 

가지 각색의 진수성찬이 늘어놓았다. 사이토들은, 회장의 구석에 서서, 이 화사한 파티를 바라보았다.

[내일이면 끝이라고 하는데도, 꽤나 거창하네.]

사이토가 그렇게 말핮, 월드가 끄덕이면서 말했다.

[끝나기 때문에, 저렇게나 밝게 춤추고 있는 것이지.]

웨일즈가 나타나자, 귀부인들 사이에서 환성이 울린다. 젊고 늠름한 왕자는 어디서든 인기인 인것 같았다. 그는 옥좌에 다가가서는 부왕에게 무언가 귓속말을 했다.

제임즈 1세는 스윽하고 일어서려 했다, 만 꽤나 고령인 탓인지 비틀거리며 쓰러질것만 같았다. 홀의 여기저기서, 근심없는 환한 미소가 새나온다.

[폐하! 쓰러지시기에는 아직 이르십니다!] [그렇고 말고요! 적어도 내일까지는, 서있어 주시지 않으시면 저희가 곤란합니다!]

제임즈 1세는 그런 농담에 기분을 상한 기색없이, 씨익하고 붙임성있는 웃음을 띄웠다.

[이거야 여러분들. 앉아 있는 동안, 다리가 저린 것 뿐일세.]

웨일즈가 부왕에게 달라붙는듯이 서서 그 몸을 더받쳤다. 폐하가 어흠하고 가볍게 헛기침하자, 홀의 귀족, 귀부인들이 일제히 직립했다.

[제군. 충성스럽고 용맹한 신하 제군에게 고한다. 드디어 내일, 이 뉴 캐슬의 성에 틀어박힌 우리들 왕군에게 반란군 '레콩 키스타'의 총공격이 행해진다.

이 무능한 왕에게, 제군들은 잘도 따라주고, 잘 싸워 주었다. 하지만, 내일의 싸움은 더이상, 전쟁이 아니다. 아마도 일방적인 학살이 될 것이다. 짐은 

충성스럽고 용맹한 제군들이, 상처입고 쓰러지는 것을 보는것이 참을 수 없다.]

늙은 왕은, 콜록콜록하고 기침을 하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따라서, 짐은 제군들에게 휴가를 주겠다. 오래동안, 잘도 이 왕을 따라 주었다. 두터운 예를 표한다. 내일 아침. 순양한 '이글'호가, 여자와 아이를 태우고

여기를 떠난다. 제군들도, 그 배에 타서 이 보기 싫은 대륙을 떠나는 것이 좋다.]

하지만, 누구도 대답하지 않는다. 한명의 귀족이, 큰소리에 왕에게 말한다.

[폐하! 저희는 단 하나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전군 앞으로! 전군 앞으로! 전군 앞으로!' 오늘 저녁, 맛있는 술 때문인지, 아무래도 귀가 잘 안들리는

것 갔습니다! 그래선지, 이 이외의 명령이 귀에는 닿지 않습니다!]

그 용맹스런 말에, 모여든 전원이 끄덕인다.

[이런이런! 지금의 폐하의 말씀은, 어째선지 이국의 중얼거림으로 들리지 않았습니까?] [늙기에는 아직 이르십니다! 폐하!]

노왕은, 눈구석을 닦고서, 바보같은 놈들...., 이라고 짧게 중얼거리고는, 지팡이를 내걸었다.

[좋다! 그러면, 이 왕을 따르는 것이 좋다! 그럼, 제군! 오늘 밤은 좋은 날이다! 합쳐진 달은, 시조로부터의 축복의 가락이다! 잘, 마시고, 먹고, 춤추고,

즐기는 것이 어떤가!]

주변은 떠들석하게 변한다. 이런 때에 찾아온 트리스테인에서의 손님이 진귀한지, 왕당파의 귀족들이 계속해서 루이즈들의 근처로 찾아왔다. 귀족들은,

비탄에 잠긴듯한 말은 일절 말하지 않고, 세명에게 밝게 요릴 권하거나, 술을 권하고, 농담을 말해왔다.

[대사님! 이 와인을 드셔보시지요! 대사님의 나라의 것보다 뛰어날 거라고 생각할 겁니다!] [뭐라! 안됩니다! 그와 같은 것을 내놓아서는, 알비온의 수치라고! 이 벌꿀을 바른 새를 드셔보시지요! 맛있어서, 입안이 녹아버릴 겁니다!]

그리고 최후에는, 알비온 만세! 라고 소리치고서 떠나갔다. 사이토들은 우울해졌다. 죽음을 앞에 두고 밝게 행동하고 춤추는 사람들은, 용맹하다라기 보다,

이 이상 없을 만큼 슬펐다. 루이즈는 훨씬 느끼는 것이 있는 것 같았다. 고개를 돌리고, 이 장소의 분위기에 견디지 못하고, 밖으로 나가버리고 말았다.

사이토는 뒤를 쫓으려고 생각했지만, 월드가 있다는 것을 떠올리고는, 월드는 재촉했다. 월드는 끄덕이고는, 루이즈의 뒤를 쫓았다. 사이토는 그것을 쓸쓸하게

바라보고는, 한숨을 내쉬고, 바닥에 주저앉았다. 사이토가 그런 식으로 앉아있는 것을 보고는, 자리의 한 가운데 환담을 나누던 웨일즈가 다가왔다.

[라 바리엘 영애의 사역마인 소년이로군. 하지만, 사람이 사역마라니 희귀하군. 트리스테인은 특이한 나라로구만.]

웨일즈는 그렇게 말하고는 웃었다.

[트리스테인에서도 희귀합니다.]

사이토는 지친 목소리로 말했다.

[기분이라도 안좋은 건가?]

걱정된다는 듯이, 웨일즈는 사이토의 얼굴을 살펴보았다. 사이토는 상처입은 팔도 아직은 아팠고, 내일이면 죽음을 기다리는 사람들을 보고, 기분이 우울해진것도 있다 . 사이토는 일어서서는 웨일즈에게 물었다.

[실례지만......, 그, 무섭지는 않습니까?] [무서워?]

웨일즈는 깜짝 놀란 얼굴을 하고는, 사이토를 바라봤다.

[죽는게, 무섭지 않습니까?]

사이토가 그렇게 말하자, 웨일즈는 웃었다.

[걱정해주는 건가! 우리들을! 자네는 상냥한 소년이군.] [아니, 그치만, 저였다면 무서울 겁니다. 내일, 죽지 않으면 안되는 싸움에 나가기 전날에, 그런 식으로 웃을 수 있다는 건 생각할 수 없어요.] [그거야, 무섭지. 죽는 것이 무섭지 않은 인간같은 건 있을 수 없지. 왕족도, 귀족도, 평민도 그건 마찬가지일 테지.] [그럼, 어째서?] [지켜야만 하는 것이 있기 때문이야. 지켜야만 하는 것의 커다람이,죽음의 공포를 잊게 해주는 거지.] [무엇을 지키는 겁니까? 명예? 긍지? 그런걸 위해서 죽는다니 바보 같아.]

사이토는 말투를 강하게 해서 말했다. 웨일즈는, 먼곳을 보는 것같은 눈으로 말하기 시작했다.

[우리들의 적인 귀족파 '레콩 키스타'는, 할케기니아를 통일하려고 하고 있지. '성지'를 되찾는다고 하는, 이상을 내걸로 말야. 이상을 내거는 것은 좋아. 하지만,

그놈들은 그걸 위해서 흘려지는 민초의 피에 대해선 생각하지 않아. 황폐해져가는, 국토에 대해선 생각하지 않아.]

[하지만 더이상, 이미 승기는 없잖아요? 그러면, 살아 남는다고 해도, 괜찮잖아요. 승기가 있다면 이야기는 다르지만......]

[아니, 우리들은 승리하지 못한다 해도, 적어도 용기와 명예의 편린을 귀족파에게 보여서, 할케기니아의 오아가들은 약한 적이 아니라는 것을 보이지 않으면 안되.

녀석들이 그걸로, '통일'과 '성지의 회복'같은 야망을 버릴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네만, 그래도 우리들은 용기를 보이지 않으면 안돼.]

[어째서 입니까?]

사이토는 말했다. 어째서, 그런 식으로 하기까지, 용기라고 하는 것을 보이지 않으면 안되는 것인가, 현대 지구 일본에서 자란 사이토에게는 알 수 없었다.

웨일즈는 의연히, 말했다.

[어째서인가? 간단한다. 그것은 우리들의 의무인것이다. 왕가에서 태어나 자의 의무인거다. 내우(內憂)를 떨치지 못했던 왕가의, 최후에 이루어야만 하는

의무인것이다.]

사이토에게는 알 수 없었다. 단지, 웨일즈에게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그 사람도 웨일즈를 사랑하고 있다. 그 사람을 위해서 살아 남는 것은 의무가 아닌 것일까?

또 하나의 의무가 아닌건가? 그런 식으로 생각했다.

[트리스테인의 공주님은, 당신을 사랑하고 있어요. 편지에서도, 망명해달라고 적었잖아요?]

사이토가 그렇게 말하자, 웨일즈는 무언가를 떠올리는 듯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사랑하기 때문에, 모르는 척하지 않으면 안될 때가 있어. 사랑하기 때문에, 몸을 빼지 않으면 안되는 때가 있지. 내가 트리스테인에 망명한다고 하면,

귀족파에게 쳐들어오기 딱 좋은 구실을 주는 것 뿐이야.] [하지만, 하지만.........]

사이토는 말이 막혔다. 웨일즈의 결심은 단단했고, 어떻해서도 여기서 죽을 생각인 것 같았다. 웨일즈는 사이토의 어깨를 잡고서, 똑바로 눈을 바라봤다.

[지금 말한 일은, 앙리엣타에게는 말하지 말아주게. 쓸데없는 걱정은, 미모를 해치니까 말야. 그녀는 가련한 꽃과 같아. 자네도 그렇게 생각하지?]

사이토는 끄덕였다. 아름다운 공주님이다. 할 수 있다면, 그녀가 슬퍼하는 얼굴은 보고 싶지 않다. 하지만, 웨일즈는 누구에게 무슨 말을 듣더라도, 결심을 뒤집을

생각은 없을 것이다. 웨일즈는 눈을 감고서 말했다.

[그저, 이렇게 전해주게나. 웨일즈는, 용감히 싸우고, 용감이 죽어갔다고 말야. 그걸로 충분하지.]

그것만을 말하고는, 웨일즈는 다시 자리의 중심으로 들어갔다.


남겨진 사이토는, 이이상 이곳에 있을 생각이 없어져서, 가까이 있는 급사에게 어디서 자면 되는지 물어봤다. 방의 장소를 듣고 있을 때, 뒤에서 어깨를 두들겨졌다.

뒤돌아 보니, 월드가 서서, 사이토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자네에게 말하지 않으면 안되는 일이 있네.]

월드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뭡니까?] [내일, 나와 루이즈는 여기서 결혼식을 올린다.]

사이토의 몸이 굳었다. 일순,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이, 이런 때에? 이런 곳에서?] [부디, 우리들의 혼인의 배석을, 저 용감한 웨일즈 황태자에게 부탁드리고 싶어져서 말야. 황태자고, 흔쾌히 받아 들여 주셨다. 결전의 전에, 우리들은 식을 올린거다.]


사이토는 입을 다물고, 끄덕였다.

[자네도 출석할 텐가?]

월드가 말했다. 사이토는 고개를 흔들었다.

[그럼, 내일 아침, 곧바로 출발해주게. 나와 루이즈는 그리폰으로 돌아가지.] [그런 긴 거리는, 날 수 없었던 거 아니었던가.]

사이토는 멍한 머리로, 아무래도 좋은 일을 물어보았다.

[활공할 뿐이라면, 이야기는 다르지. 문제 없다.]

월드는 대답했다.

[그럼, 자네와는 여기서 이별이군.] [그, 그렇네요.]

사이토는 푹하고 어깨를 떨궜다. 알고는 있었지만, 정작 그것이 현실이 되니, 굉장히 쓸쓸한 기분이 되었다.


사이토는 새까만 복도를, 양초의 촛대를 들고서 걷고 있었다. 복도의 도중에, 창문이 뚫려 있어서, 달이 보였다. 달을 보며, 혼자, 눈물을 머금은 소녀가 있었다.

긴, 복숭아 색이 깃든 금발 머리...... 하얀 뺨을 흐르는 눈물은, 마치 진주 구슬 같았다. 그 아름다음 옆모습과 슬퍼하는 듯한 모습에, 잠시동안 사이토는 가만히

눈길을 빼았겼다. 갑자기, 루이즈는 뒤돌아 보았다. 양초를 든 사이토를 알아채고, 눈가를 슥삭슥삭 닦는다. 닦아보았지만, 루이즈의 얼굴은 다시 후엥하고

일그러진다. 사이토가 다가가니, 힘이 빠진것처럼, 루이즈는 사이토의 몸에 기대어 왔다.

[어째서 울고 있는 거야.......]

루이즈는 사이토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는, 슥삭슥삭하고 얼굴을 짖눌렀다. 꽈악, 사이토의 몸을 끌어 안는다. 처음으로 루이즈에게 안겨서, 사이토는 당황했다.

지금까지, 이런일은 없었다. 하지만, 소녀처럼 울며 딸국질하고, 자신에게 안겨오는 루이즈를, 너무나도 사랑스럽게 느꼈다. 루이즈는 상처받고, 슬퍼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어쩌다 일것이다. 어쩌다, 자신이 여기에 있으니까, 루이즈는 안겨온 것이다. 그래, 소녀가 인형에 안기는 것처럼. 원래대로라면, 그럴 자격이

있는 것은 자신이 아니라, 월드이다. 하지만, 사이토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어색한 손놀림으로 루이즈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루이즈의 머리는, 손바닥에 쑥

들어올 정도로 작았다. 울면서, 루이즈가 말했다.

[싫어..... 저사람들.... 어째서, 어째서 죽는걸 택하는 거야?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어. 공주님이 도망쳐달라고 말했는데도....... 연인이 도망치라고 말하는데,

어째서 웨일즈 황태자는 죽음을 택하는 거야?]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말했어.] [뭐야 그건. 사랑하는 사람보다, 소중한 것이 이 세상에 있다는 거야?] [그런건, 나라고 해서 알것 같아. 왕자님이 생각하고 있는 건, 나에겐 알 수 없어.] [나, 설득할래. 다시 한번 설득해 볼래.] [안돼.] [어째서야.] [그치만, 너는 편지를 공주님한테 전하지 않으면 안되잖냐. 그게 네 임무잖아.]

루이즈는, 살짝, 중얼거리는 듯이 말했다. 눈물이 주르륵하고, 루이즈의 뺨을 흐른다.

[.....빨리 돌아가고 싶어. 트리스테인에 돌아가고 싶어. 이 나라 싫어. 싫은 사람들하고, 바보만 잔뜩이야. 이사람이고 저사람이고, 자기 일 밖에 생각하지 않아.

그 왕자님도 그래. 남겨진 사람들의 일같은 건, 아무래도 좋은거야.]

그렇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루이즈는 여자아이다. 루이즈에게, 방금전에 사이토가 들었던 왕자님의 말의 의미는 알 수 없고, 알 필요도 없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사이토는 고개를 숙였다. 루이즈는 그리고서, 깜짝 놀란 얼굴이 되고는,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들었다.

[왼팔, 내놔봐.]루이즈가 말했다. [에?] [됐으니까, 빨리.]

사이토는 시킨대로, 왼팔을 내밀었다. 루이즈가 꺼낸 것은, 연고가 들어있는 캔이었다. 안에서 확하고 코를 찌르는 향기가 나는 끈적거리는 약을 손가락으로 떠내고는,

사이토의 팔에 발라간다.

[아까, 성의 사람한테 받았어. 화상의 치유에 잘듣는 물의 마법약이야. 약만큼은 잔뜩 있는 모양이네. 그렇지, 전쟁하고 있으니까.]


루이즈는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사이토의 팔에 약을 발랐다. 역시, 상냥한 구석도 있구나,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더이상 그 상냥함에 어리광 부려선 안된다.

사이토는 고개를 흔들고, 루이즈의 몸을 떼어냈다.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루이즈는 사이토를 바라본다. 지금까지 사이토가 본적이 없는, 무방비한 표정이었다.
사이토는 딱딱한 얼굴을 하고 있는 것을 보고, 루이즈는 입술을 깨물었다.

[.......어째서, 그런 얼굴 하는 거야. 무언가 해선 안되는 일이라도 했어?] [별로.] [알았어. 돌아가면, 제대로 찾아 줄게. 네가, 원래 세계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

루이즈는 말을 머뭇거리며 말했다. 아무래도, 오해하고 있는 것같았다. 하지만, 마침 잘됐다, 라고 사이토는 생각했다.

[......됐어. 도와주지 않아도.] [어째서야.] [너, 결혼하잖아. 내가 돌아갈 단서를 찾을 때가 아니잖아.] [어이없어. 아직도 신경쓰는거야? 라 로셸의 여관에서 말했던 일이네? 분명히, 그 때는 '결혼할거야'라고 말했었지만......, 하지만, 하지만, 진심은 아니었어.]

루이즈는 사이토에게서 얼굴을 돌렸다.

[아직 결혼같은건 할 수 없어. 훌륭한 메이지에는 되지 못했고...... 네가 돌아갈 방법도, 찾지 못했고.....]

사이토는 생각했다. 과연, 내가 있으면, 루이즈는 결혼 못할지도 몰라. 이, 묘하게 책임감이 강한 계집애는, 내가 돌아갈 수단을 찾을 때까지, 결혼을 거절할지도 몰라.

그러면 루이즈를 위한게 아니다, 라고 사이토는 생각했다. 이, 눈부시고 예쁜, 청초하고 아름다운 루이즈를 위한게 아니라고 생각했다.

[됐어. 돌아가는 방법은 혼자서 찾을게. 그러니까 결혼해라.] [뭐야! 너는 내 사역마니까 제멋대로 말하지마! 제대로, 돌아갈 방법을 찾을 때가지, 나를 지켜줘야 되니까!]

루이즈는, 찌릿하고 사이토를 노려보며 말했다.

[나로선, 너를 지킬 수 없어.]

사이토는 어깨를 떨구고, 쓸쓸하게 말했다.

[여행을 하고 나서, 그게 잘 알았어.]

사이토의 머리 속에서, 여행의 광경이 되살아난다. 화살을 쏘아졌을 대, 월드의 주문으로 구해진 일. 월드와의 결투에 져버린 일. 하얀 가면의 남자한테 습격받았을 때,

루이즈를 구하는 것을 할 수 없었던 일. 위기를 구한 것은, 모두 월드였다. 자신은 그저, 움직이지도 못한채 보고만 있었을 뿐이었다.

[나는, 그 자작처럼 강한 메이지도 아무것도 아니야. 전설의 사역마다, '간달브'다, 뭐라고 들어도, 결국은 보통 인간이야. 싸우는 방법도 몰라. 그저, 멋모르고

검을 휘두르는게 고작이야. 그걸로는 너는 지킬 수 없어.]

루이즈는 사이토의 뺨을 짜악하고 때렸다.

[겁쟁이!]

사이토는 표정을 바꾸지도 않고 말했다.

[루이즈, 여기서 이별이야. 너는, 자작과 그리폰으로 돌아가. 나는 '이글'호로 돌아갈게. 돌아가면, 원래 세계로 돌아갈 방법을 찾을거야. 지금까지 신세졌다.] [진심으로 말하는거야?] [아아.] [바보!]

루이즈는 소리쳤다. 눈에서 눈물이 뚝뚝하고 흘러넘친다. 그래도 사이토는 대답하지 않는다. 루이즈가 떨고 있는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다.

[너따위 싫어. 정말 싫어!]

사이토는 눈을 내리깐 채로, 중얼거렸다.

[알고 있어.]

루이즈는 빙글 발길을 돌리고는, 그대로 어두운 복도를 달려나갔다. 사이토는 뺨을 문질렀다. 맞은 뺨이, 얼얼하게 아파서, 사이토는 너무나 슬픈 기분으로 만들었다.

[안녕 루이즈.]

작은 목소리로, 사이토는 말했다. 울지 않을거라고 생각했지만, 눈물이 넘치는 것을 멈출 수 없었다.

[안녕, 상냥하고 귀여운, 나의 주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