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ero no Tsukaima Korean Version:Volume2 Chapter9

From Baka-Tsu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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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종유동굴에 만들어진 항구의 안, 뉴 캐슬에서 떠나가는 사람들에 섞여서, 사이토는 '이글'호에 타기 위해 줄을 서고 있었다. 전날 나포한 '마리 개런드'호에도,

탈출하는 사람들이 타고 있었다.

[사랑하고 있기 때문에, 피하면 안되는 때도 있다, 라.....]

등에 맨 델프링거가, 소근하고 중얼거렸다. 말할 수 있도록, 칼집은 치워놓고 끈으로 등에 매달고 있다. 말할 상대가 없으면, 오늘 같은 기분일 때는 견딜 수 없다.


[말하지 마.] [왜 그런데?] [너한테 들으면 열받아.] [사랑하기 때문에, 모른 체를 하지 않으면 안되는 때가 있다......, 말이지.] [그러니까 말하지 말라고 했잖냐?] [알았다. 파트너가 하지마 하지마라고 하면 이젠 말 안해. 하지만, 이제부터 어쩔거냐? 그 계집애한테 휴가를 받는 것도 좋은데, 갈 데는 있는 거냐?]

델프링거가, 시치미떼는 목소리로 물어왔다.

[갈 데 같은거 있을것 같냐.] [그럼, 파트너가 원래 있던 세계로 돌아가는 방법이란 걸, 찾을 거냐?] [찾는다고, 나올것 같냐. 나는 이쪽 세계에 아는 사람 한명도 없다고?]

사이토는 침울해져서 말했다. 돌아갈 방법? 루이즈는 그것을 찾는다고 말했지만, 그런건 전혀 짐작도 가지 않는다. 그저, 루이즈의 곁에서 떨어지지 않으면 안되,

그렇게 생각한 것 뿐이었다.

[그럼 용병이라도 할까.] [용병?] [그래. 칼 한자루, 어깨에 매고서 오늘은 이쪽의 전장, 내일은 저쪽의 전장과 여러나라를 지나 걷는거야. 밑천도 나쁘지 않고, 날뛰는 것도 즐겁다고?]

사이토는 중얼거린다.

[그것도 나쁘지 않을지도.] [뭐 어때, 나와 파트너라면, 어지간한 놈한테도 뒤지지 않는다고.] [녹투성이 주제에, 위세만큼은 좋다니까.] [심한데. 하지만 용서하지. 니놈은 파트너니까. 그런데 파트너, 이 전에, 조금 생각난 일인데.....] [뭔데?] [파트너, '간달브'라고 불리고 있었지?] [아아, 전설의 사역마라던가. 뭐, 전설이 들으면 어이없을 정도로 약하지만. 나같은 건.] [그딴일 없어. 저번엔 상대가 나쁜것 뿐이야. 근데, 그 이름인데 말야.......] [왜그래?] [거참, 꽤나 옛날 일인데......, 뭘까 이렇게, 머리 한구석에서 걸리는게 있는데 말야.....]

델프링거는 흠, 이라던가, 아아, 라던가 몇번이나 중얼거렸다.

[어차피 무슨 착각이겠지? 것보단 너, 검이잖냐. 어느 부분이 머리야.]

델프링거는 잠시동안 생각한 뒤에,

[아마 손잡이.]

라고 말해, 사이토는 웃게 만들었다. 배에 타는 순번이, 겨우 사이토에게 돌아왔다. 줄사다리를 오르자, 그곳은 역시 난민선이었다. 사람이 꽉꽉 채워져서 간판에

앉는 것조차 할 수 없다. 사이토는 배 옆쪽으로 몸을 내밀고 종유동굴을 바라봤다. 지금쯤 루이즈는, 한창 결혼식 중일까, 라고 생각하니 쓸쓸해져서, 사이토는 눈을

감았다. 계속해서 배에 타는 사람들로, 선상은 채워지기 시작해 사이토는 꾹꾹 밀리는 꼴이 되었다. 다친 팔이 누군가의 팔꿈치에 닿아 사이토는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 그 무렵, 시조 브리밀의 상이 놓여진 예배당에서, 웨일즈 황태자는 신랑과 신부의 등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주변에 다른 사람은 없다. 모두, 전쟁의 준비로

바쁜것이었다. 웨일즈도, 금방 식을 끝내고 전쟁 준비에 달려나갈 생각이었다. 웨일즈 황태자는 예장으로 몸을 깜사고 있다. 밝은 보라색의 망토는, 왕족의 상징,

그리고 덮어쓴 모자는, 알비온 왕가의 상징인 칠색의 깃털이 붙어있다. 문이 열리고, 루이즈와 월드가 나타났다. 루이즈는 할말을 잃은채 서있었다. 월드에게

재촉당해서 웨일즈의 앞까지 걸어갔다. 루이즈는 당혹해하고 있었다. 오늘 아침 이른 무렵, 갑자기 월드에게 깨워져서 여기까지 데려와진 것이었다. 당황은 했지만,

자포자기한 기분이 마음을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에, 깊게 생각하지 않고 절반은 자고 있는 듯한 머리로 여기까지 왔다. 죽음을 각오한 왕자들과 어제의 사이토의 

태도가 루이즈를 심하다 할 정도로 침울하게 만들었다. 월드는 그런 루이즈에게 [지금부터 결혼식을 할거다]라고 말하고, 알비온 왕가에서 빌려온 신부의 관을

루이즈의 머리에 씌웠다. 신부의 관은, 마법의 힘으로 영원히 마르지 않는 꽃이 달려져,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고 청초하게 만들어져 있다. 그리고 월드는

루이즈의 검은 망토를 벗기고 역시 알비온 왕가에서 빌려온 순백의 망토를 두르게했다. 신부만이 몸에 두르는 것을 허락받은, 처녀의 망토였다. 하지만, 이처럼

월드의 손에 차려입혀져도, 루이즈는 무반응. 월드는 그런 루이즈의 모습을 긍정의 의자표시라고 받아들였다. 시조 브리밀의 상 앞에 선 웨일즈의 앞에서, 루이즈와

나란히 서서, 월드는 절했다. 월드의 모습은, 언제나의 마법위사대의 제복이었다.

[그럼, 식을 시작한다.]

오아자의 목소리로, 루이즈의 귀에 닿는다. 하지만, 어딘가 멀리서 울려퍼지는 종소리 처럼, 마음에 닿지 않는 울림이었다. 루이즈의 마음에는, 짙은 안개와 같은

구름이 낀채였다.

[신랑, 자작 쟝 쟈크 프란시스 드 월드. 그대는 시조 브리밀의 이름에 걸고, 이자를 위하며 사랑하고, 그리고 아내로 삼을 것을 맹세합니까.]

월드는 장중히 끄덕이고 지팡이를 잡은 왼손을 가슴 앞에 두었다.

[맹세합니다.]

웨일즈는 빙긋이 웃으며 끄덕이고, 이번엔 루이즈에게 시선을 옮겼다.

[신부, 라 바리엘 공작 삼녀, 루이즈 프랑소와즈 르 브랑 드 라 바리엘........]

낭낭하게, 웨일즈가 맹세를 위한 언약서를 읽어간다. 지금이, 결혼식의 한 가운데라는 것을, 루이즈는 알아챘다. 상대는, 동경하고 있던 믿음직스러운 월드.

두사람의 아버지가 나눈, 결혼의 약속. 어린 마음 속, 어렴풋이 상상하고 있던 미래. 그것이 지금, 현실이 되려고 한다. 월드를 싫어하지는 않는다. 아마도,

좋아하고 있는 것이겠지. 하지만, 그것이라면 어째서, 이렇게 서글픈 것일까. 어째서, 이렇게 기분을 가라앉게 만드는 것일까. 멸망해가는 왕국을, 눈으로 보고

있으니까? 사랑사는 사람을 버리고, 바라는 죽을을 향해 나가는 왕자는 눈으로 보았으니까? 다르다. 슬픈 일은, 마음을 상처입히기는 해도, 이와 같은 구름을

드리우지는 않는다. 깊고, 침울한 구름을, 드리우지는 않는다. 루이즈는 불현듯, 사이토의 앞에서 [결홀할거야]라고 말했을 때를 생각해냈다. 어째서 자신은,

그런 말을 입에 담았을까? 말려주었으면 했으니까다. 누구에게? 사이토가 말려주기를 바랬으니까다. 어째서? 그 이유를 알아채고, 루이즈는 얼굴을 붉혔다.

슬픔을 견디지 못하고, 어젯밤, 복도에서 만난 사이토의 가슴에 뛰어들은 이유를 알아챘다. 하지만, 그것은 진짜 마음일까? 모른다. 하지만, 확인해볼 가치는

있는게 아닐까? 왜냐하면, 스스로, 이성의 가슴에 뛰어드는 것 같은 일은, 아무리 감정이 고조되었다고 해도, 지금까지 한번도 없었으니까.


한편......... 이곳은 '이글'호의 선상. 배 가장자리에 기대서 침울해져 있던 사이토의 시계(視界)가 일순, 흐려졌다.

[응?] [왜그래? 파트너.]

사이토늬 시계가 흐릿해진다. 마치 한 여름의 아지랑이 처럼, 왼쪽 눈의 시계가 흔들린다.

[눈이 이상해.] [피곤해진거야.]

델프링거가, 얼빠진 목소리로 말했다.



[신부?]

웨일즈가 이쪽을 보고 있다. 루이즈는 허둥대며 고개를 들었다. 식은 자신이 알지 못하고 곳까지 이어지고 있다. 루이즈는 당황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이런 때에는 어떻게 하면 좋은것일까.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는다. 단하나, 그 답을 가지고 있는 루이즈의 사역마는, 지금 그야말로 이땅을 떠나려 하고 있는 것에

틀림없다. 

[긴장하고 있는건가? 할 수 없지. 처음일 때는, 어떤 일이든 간에 긴장하는 것이니까 말야.]

빙긋이 웃으며 웨일즈가 이어갔다.

[뭐, 이건 예의에 지나지 않는 거네만, 예의에는 그것을 할 만큼의 의미가 있지. 그럼 다시 하지. 그대는 시조 브리밀의 이름에 걸고, 이 자를 위하며, 사랑하고

그리고 남편으로서......]

루이즈는 알아챘다. 누구도 이 헤메임의 대답을, 가르쳐주지 않는다. 자신이 결정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루이즈는 깊게 심호흡하고, 결심했다. 웨일즈가

말하는 도중, 루이즈는 고개를 흔들었다.

[신부?] [루이즈?]

두사람이 이상하다는 얼굴로, 루이즈의 얼굴을 바라본다. 루이즈는, 월드에게 향했다. 슬픈 표정을 띄우고서, 다시 고개를 흔든다.

[왜그러니, 루이즈. 기분이라도 안좋은거니?] [아니야. 미안해요......] [날이 안좋다면, 새로 다시......] [그게 아니야, 그게 아니야. 미안해요, 월드, 나, 당신하고 결혼 할 수 없어.]

갑작스런 전개에, 웨일즈는 고개를 갸웃했다.

[신부는, 이 결혼을 바라지 않는건가?] [그 말씀대로입니다. 두분에게는, 큰 실례를 저지르고 말았습니다만, 저는 이 결혼을 바라지 않습니다.]

월드의 얼굴에서, 사악하고 핏기가 가셨다. 웨일즈는 곤란하다는 듯이, 고개를 기울이고 안타깝다는 듯이 월드에게 말했다.

[자작, 참으로 안됬네만, 신부가 바라지 않는 식을 이 이상 계속할 수는 없네.]

하지만, 월드는 웨일즈에게 눈을 돌리지도 않고, 루이즈의 손을 잡았다.

[.......긴장하고 있는 거야. 그렇지 루이즈. 네가, 나와의 결혼을 거절할 리는 없어.] [미안해요. 월드. 동경하고 있었다. 어쩌면, 사랑이었을지도 몰라. 하지만, 지금은 달라.]

그러자 월드는, 이번엔 루이즈의 어깨를 잡았다. 그 눈이 치켜올라가진다. 표정이, 언제나 상냥한 것이 아닌, 어딘가 차가운, 도마뱀이나 무언가를

연상시키는 것으로 변했다. 열기가 깃든 말투로, 월드가 외친다.

[세계다 루이즈. 나는 세계를 손에 넣는다! 그걸 위해서 네가 필요해!]

갑자기 표변한 월드에게 겁먹으면서, 루이즈는 고개를 흔들었다.

[........나, 세계같은건 필요없는 걸.]

월드는 양팔을 벌리면서, 루이즈에게 다가갔다.

[나에게는 네가 필요해! 너의 능력이! 너의 힘이!]

그 월드의 서슬에, 루이즈는 무서워했다. 상냥했던 월드가 이런 얼굴을 하고, 외치는 듯이 말하다니,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었다. 루이즈는 뒤로 물러섰다.

[루이즈, 언젠가 말했던 것을 있었나! 너는 시조 브리밀에 뒤떨어지지 않는, 우수한 메이지가 될거야! 너는 스스로 알아채지 못한 것 뿐이야! 그 재능에!] [월드, 당신.......]

루이즈의 목소리가, 공포로 떨렸다. 루이즈가 알고 있는 월드가 아니다. 무엇이 그를, 이런 말을 하는 인물로 바꾸었을까?


'이글'호의 선상, 사이토는 다시 눈을 비볐다.

[뭐야 파트너.] [정말로 왼쪽눈이 이상해.] [그러니까 피곤한거라고.]

하지만, 사이토의 왼쪽 눈의 시계는 계속해서 비틀린다. 이리저리 하는 사이에, 왼쪽눈은 상을 맺었다.

[우와! 뭔가 보여!]

사이토는 외쳤다. 보이는 그것은, 누군가의 시계였다. 사이토는 왼쪽눈과 오른쪽눈이 서로 다른 것을 보고 있는 거라고 느꼈다.

[보인다.......] [뭐가 보인다는 거야? 파트너.] [이건, 아마도 루이즈가 보고 있는거야.]

사이토가 말했다. 언젠가, 루이즈가 말했던 것을 떠올렸다.

['사역마는, 주인의 눈이 되고, 귀가 되는 능력을 부여받아.']

하지만, 루이즈는 조금도 자신이 보고 있는 것따윈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었지만......, 과연, 거꾸로 된 경우도 있는 것일까? 하지만, 어째서, 갑자기

루이즈의 시계가 보이게 되었을까? 사이토는 왼손을 보았다. 거기에 새겨진 룬이, 무기를 잡은 것도 아닌데도, 빛을 내며 빛나고 있다. 과연, 이라고 생각했다.

이것도 능력이다. 전설의 사역마 '간달브'의 능력의 하나인것이다. 그것 참, 어떤 때에 루이즈의 시계가 왼쪽 눈에 비치는 것일까? 사이토는 가지고 있던

호기심을 발휘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루이즈에 대하는 월드의 서슬을 본 웨일즈가, 두사람 사이에 들어가 중재하려고 했다.

[자작....., 자네는 차인거네. 깨끗하게.....]

하지만, 월드는 그 손을 쳐서 치웠다.

[닥치고 있어!]

웨일즈는, 월드의 말에 놀라, 멍하니 서있었다. 월드는 루이즈의 손을 잡았다. 루이즈는 마치 뱀한테 휘감긴듯한 느낌이었다.

[루이즈! 너의 재능이 나에게 필요한 거다!] [나는, 그런, 재능이 있는 메이지가 아니야.] [그러니까 몇번이나 말하고 있잖아! 스스로 알아채지 목하고 있는 것뿐이야 루이즈!]

루이즈는 월드의 손을 떼어내려고 했다. 하지만, 굉장한 힘으로 잡혀져 있었기 때문에, 떼어내려는 것은 불가능했다. 고통으로 얼굴을 찡그리며, 루이즈가 말했다.


[그런 결혼, 죽어도 싫어. 당신, 나를 조금도 사랑하고 있지 않잖아. 알았어, 당신이 사랑하고 있는 것은, 당신이 나에게 있다고 하는, 있지도 않은 마법의 재능뿐이야.

너무해. 그런 이유로 결혼하려고 하다니. 이런 모욕이 어디있어!]

루이즈는 날뛰었다. 웨일즈가 월드의 어깨에 손을 대고 떼어내려고 했다. 하지만, 이번엔 월드에게 맞아 날아가버렸다. 날려진 웨일즈의 얼굴에, 붉은 기가 감돈다.

일어나서는, 지팡이를 뽑았다.

[으음, 이 무슨 무례! 이 무슨 모욕! 자작, 지금 바로 라 바리엘 영애에게서 손을 떼라! 그리하지 않으면, 나의 마법의 칼날이 자네를 베어버릴 것이야!]

월드는, 거기서 겨우 루이즈에게서 손을 떼었다. 어디까지나 상냥한 미소를 띄운다. 하지만 그 미소는 너무나도 거짓말로 만들어져 있었다

[이렇게까지 내가 말하도 안되는 거니? 루이즈. 나의 루이즈.]

루이즈는 분노로 떨어가면서 말했다.

[싫어, 누가 당신하고 결혼할 것 같아.]

월드는 하늘을 올려다봤다.

[이 여행에서, 너의 마음을 잡기 위해, 꽤나 노력했었지만......]

양팔을 벌리고, 월드는 고개를 흔들었다.

[이렇게 되면 할 수 없군. 그럼 목적의 하나는 포기하지.] [목적?]

루이즈는 고개를 갸웃했다. 무슨 속셈이냐고 생각했다. 월드는 입술 끝을 들어올리고 꺼림찍한 웃음을 띄웠다.

[그래. 이 여행에 있어서 나의 목적은 세개가 있다. 그 두개가 달성된 것만으로도, 됐다고 치면 말이야.] [달성? 두개? 무슨 말이야?]

루이즈는 불안에 떨면서, 물어보았다. 마음 속에서, 생각하고 싶지 않은 상상히 급격하게 부풀어오른다. 월드는 오른손을 들고서 검지을 세워보엿다.

[우선 한가지는 너다. 루이즈. 저를 손에 넣는 일이다. 하지만, 이건 이룰 수 없을 것 같군.] [당연하잖아!]

다음에 월드는 중지를 세웠다.

[두번째 목적은, 루이즈, 네가 주머니에 넣어두고 있던, 앙리엣타의 편지다.]

루이즈는 깜짝 놀랐다.

[월드, 당신.....] [그리고 세번째.....]

월드의 '앙리엣타의 편지'란 말에, 모든 것을 알아챈, 웨일즈가 지팡이를 잡고서 주문을 영창했다. 하지만, 월드는 두번째 이름 섬광과 같이 재빠르게

지팡이를 뽑아들고, 주문의 영창을 완성시켰다. 월드는 바람과 같이 몸을 휘날리며, 웨일즈의 가슴을 시퍼렇게 빛나는 그 지팡이로 꿰뚫었다.

[네, 네놈......., '레콩 키스타'.....]

웨일즈의 입에서, 주륵하고 선혈이 넘쳐난다. 루이즈는 비명을 질렀다. 월드는 웨일즈의 가슴을 빛나는 지팡이로 깊숙히 후비면서 중얼거렸다.

[세번째......., 네놈의 목숨이다. 웨일즈.]

투욱, 하고 웨일즈는 바닥에 쓰러졌다.

[귀족파! 당신, 알비온의 귀족파였지! 월드!]

루이즈는, 부들부들 떨면서, 소리쳤다. 월드는 배신자였던 것이다.

[그렇고 말고. 그야말로 나는, 알비온의 귀족파 '레콩 키스타'의 일원이다.]

월드는 차가운, 감정이 깃들지 않은 목소리로 말했다.

[어째서! 트리스테인의 귀족인 당신이 어째서!?] [우리들은 할케기니아의 장래를 걱정하여, 국경을 넘어 이어진 귀족의 연맹이야. 우리들에게 국경은 없다.]

월드는 다시 지팡이를 내걸었다.

[할케기니아는 우리들의 손으로 하나가 되어, 시조 브리밀의 광림하신 '성지'를 되찾는 거다.] [옛날은, 옛날은 그런 식이 아니었잖아. 무엇이 당신을 바꾼거야? 월드.....] [세월과, 수많은 기이한 운명의 만남이다. 그것이 네가 알고 있던 나를 바꾸었지만, 지금 여기서 말할 생각은 들지 않는군. 얘기하자면 길어지니까 말야.]

루이즈는 생각났다는 듯이 지팡이를 잡고서, 월드를 노리고 휘두르려고 했다. 하지만, 월드에게 손쉽게 튕겨져 나가, 바닥을 구른다.

[도와줘.....]

루이즈는 창백한 얼굴이 되어, 뒤로 물러섰다. 일어나려고 생각해도, 허리에 힘이 빠져 설수 없었다. 월드는 고개를 흔들었다.

[그러니! 그러니 함께, 세계를 손에 넣자고 말했었잖나!]

바람의 마법이 난다. '윈드 브레이크'. 루이즈는 종이조각처럼 날려졌다.

[싫어....., 도와줘.....] [말하는 것을 듣지 않은 작은 새는, 목을 비트는 수 밖에 없겠지? 그렇지, 루이즈.]

벽에 부딫치고, 바닥에 구르고, 루이즈는 신음소리를 냈다. 눈물이 넘쳐난다. 여기에는 없는 사역마에게 계속해서 도움을 구한다.

[도와줘......, 부탁이야.....]

마치 주문처럼, 루이즈는 반복한다. 즐겁다는 듯이, 월드는 주문을 영창했다. '라이트닝 클라우드'다.

[안타까워..... 이 손으로, 너의 목숨을 빼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은.....]

사이토의 왼손을 구웠던, 그 전격의 주문이다. 제대로 맞는다면 목숨은 없다. 몸전체가 아프다, 쇼크로 숨이 끊어질것만 같다. 루이즈는 어린아이처럼 떨면서,

눈물을 흘렸다.

[사이토! 구해줘!]

루이즈는 절규했다. 주문이 완성되고, 월드가 루이즈를 향해 지팡이를 휘두르려고 한 순간..... 예배당의 벽이 굉음과 함께 무너져, 밖에서부터 열풍이 불어들어왔다.


제9화 결전 下

[네놈......]

월드가 중얼거린다. 벽을 박살내고, 아슬아슬하게 뛰어들어온 사이토가 월드의 지팡이를 딱하고 델프링거로 막고 있었다.

[이자식....]

사이토는 검을 옆으로 후려치듯이 휘둘렀다. 월드는 뛰면서 물러나 그것을 피한다. 실신한 것인지, 루이즈는 절규와 함께 바닥에 쓰러져, 꿈쩍도 하지 않는다.

불과 같은 분노를 품은 눈으로, 사이토는 월드를 노려보았다. 안광으로 죽일것 같은 기세였다. 입술을 꽉하고 세게 깨물고서, 사이토는 으르렁 거렸다.

[용서 못해.] [어떻게 여기를 알았나? 간달브.]

잔인한 미소를 뛰우며 월드가 시치미를 떼었다. 사이토는 대답하지 않고, 분노에 휩쓸려 검을 내리찍었다. 하지만, 검은 바닥을 부수기만 했을 뿐이었다.

월드는 높게 뛰어 올라서 그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피하고 있었다.

[그런가, 과연, 주인의 위기가 눈에 비추어졌나.]

월드는 시조 브리밀의 상 옆에 서고서 팔짱을 꼈다. 여유로운 태도였다.

[잘도 루이즈를 속였겠다.]

사이토는 외치고서 검을 허리춤에 대고서 찔러 들어갔다. 월드는 뛰어서 피한다. 그리고, 우아하게 바닥에 착지했다. 마치 날개라도 돋아나 있는 듯한 움직임이였다.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을 고르고 있을 수는 없어서 말야.] [루이즈는 네놈을 믿고 있었다고! 약혼자인 네놈을........, 어릴 적에 동경했던 네놈들.......] [믿는 것은 그쪽의 제멋대로다.]

월드는 날아가면서 검을 피했다. 그리고서 지팡이를 휘둘러 주문을 쏘았다. 사이토는 검으로 막으려고 했지만 바람의 주문 '윈드 브레이크'는 사이토를 검까지

함께 날려버렸다. 벽에 부딪치고, 사이토는 신음했다. 다친 왼 팔이 아프다. 아픈 팔이, 사이토에게 언제나의 움직임을 허락하지 않는다. 

[왜그러나? 간달브. 움직임이 둔하잖나. 어디 힘껏, 나를 즐겁게 해줘야지.]

잔인한 웃음을 띄우고서 월드가 시치미를 뗀다. 그럴 때, 델프링거가 소리쳤다.

[생각났다!] [뭐야 임마, 이런 때에!] [그런가......., 간달브인가!] [뭐냐고!] [이야아, 난 옛날에, 너한테 쥐여있었다고. 간달브. 하지만 잊어먹었다. 뭐라해도, 지금부터 6000년도 전의 옛날 이야기라.] [잠꼬대 하지말라고!]

월드의 '윈드 브레이크'가 날아온다. 사이토는 피하려고 했지만, 맞고서 거창하게 날려져 버렸다.

[그리운데. 울려주는 구만. 그랬나, 이야아, 왠지 그리운 기분이 들었었는데, 그랬나. 파트너, 그 '간달브'였나!] [어지간히 좀 해!] [기쁘구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곤란하지! 나도 이런 꼴하고 있을 때가 아니지!]

외치자 마자, 델프링거의 도신이 빛나기 시작한다. 사이토는 한 순간, 어리둥절한체 델프링거를 바라봤다.

[데르프? 예?]

또다시 월드는 '윈드 브레이크'를 외운다. 사납게 날뛰는 바람이, 사이토를 향해 휘몰아친다. 곧바로 사이토는 빛을 내는 델프링거를 잡았다.

[소용없다! 검으로는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알지 않나!]

월드가 외친다. 만, 그러나 사이토를 날려보낼 거라고 생각했던 바람이 델프링거의 도신에 빨려들어간다. 그리고....... 델프링거는 지금 그야말로 잘 갈린 것처럼,

번쩍거리고 있다.

[데르프? 너.......] [이게 진정한 나의 모습이다! 파트너! 이야아, 깜빡 잊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질리고 질렸을 때에, 이 몸을 바꿨었던 거야! 뭐라해도, 재밌는 일은 있지도 않고,

별볼일 없는 놈들만 잔뜩 있었으니까 말야!] [빨리 말하라고!] [할 수 없잖냐. 잊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안심해라 파트너. 자잘한 마법은 전부, 내가 빨아먹어 주지! 이 '간달브'의 왼팔, 델프링거님이 말야!]

흥미롭다는 듯이, 월드는 사이토가 잡은 검을 바라봤다.

[과연....... 역시 보통의 검이 아니었던 것 같군. 이 나의 '라이트닝 클라우드'를 경감시켰을 때, 눈치 챘어야 했어.]

그래도, 월드는 여유로운 태도를 잃지 않는다. 지팡이를 쥐고서, 엷게 웃었다.

[자, 그럼 이쪽도 진심으로 하지. 어째서, 바람의 마법이 최강으로 불리우는지, 그 이유를 가르쳐 주지.]

사이토는 뛰어들었지만, 월드는 곡예사와 같이 무기를 피하면서, 주문을 외운다.

[유비키타스*델*윈데......]

주문이 완성되자, 월드의 몸이 갑자기 분신(分身)했다. 하나....., 둘......, 셋......, 넷......, 본체까지 합해서, 다섯명의 월드가 사이토를 둘러쌌다.

[분신이냐!] [단순한 '분신'은 아니다. 바람의 유비키타스(편재)....... 바람은 한곳에 치우쳐 존재한다. 바람이 부는 곳, 어디선가 떠돌다가 나타나며, 그 거리는 의지의

힘에 비례한다.]

월드의 분신은, 슥하고 옆에서부터, 새하얀 가면을 꺼내들고는 얼굴에 썼다. 사이토의 몸이 떨렸다. 분노와, 공포로 떨렸다. 그 가면의 남자는 월드였었다!

후케의 옆에 서있었던 남자......, '잔교'에서 사이토에게 전격을 먹였던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월드였었다!

[가면의 남자......, 네놈이었던 거냐......, 그럼, 저 후케를 탈옥시켰던 것도, 네놈이었구나. 분실술이라니, 재주도 좋구만. 덤으로 어디서든 나타난다는 거냐.]

[그말대로. 더구나 하나하나가 의지와 힘을 가지고 있지. 말했잖나? '바람'은 한 곳에 치우져져 이다!]

다섯명의 월드가 사이토에게 뛰어든다. 거기에 월드는 주문을 외워, 지팡이를 시퍼렇게 빛나게 했다. '에어 니들', 방금 전 웨일즈의 가슴을 꿰뚫었던 주문이다.

[지팡이 자체가 마법의 소용돌이의 중심이다. 그 검으로 빨아들일 수는 없다!]

지팡이가 잘게 진동하고 있다. 회전하는 공기의 소용돌이가 예리한 칼끝이 되어 사이토의 몸을 덮친다. 검으로, 받아서, 흘린다. 하지만 상대는 다섯명. 이쪽은 한

사람. 다친 팔에 일격을 받고서, 사이토는 뒹굴었다. 월드는 즐겁다는 듯이 웃었다.

[평민치고는 제법이지 않은가. 과연 전설의 사역마라고 해야할 부분인가. 하지만, 역시 골동품인것 같군. 바람의 '편재'에 손도 발도 못내고 있어서는 말야!]

한발한발, 월드들은 굴러간 사이토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어이, 전설의 검! 너, 초대 '간달브'가 썼던 검이지! 데르프!] [틀림없이 그말대로. 근데, 왜그런데?] [전설 비슷한 것좀, 좀더 해달라고. 이대로라면 죽을거야.] [빛났겠다, 적의 마법을 빨아 들여줬잖냐.] [아니, 이렇게, 뭐라고 하냐? 필살기? 상대를 일격으로 날려버리는 것같은......] [그 딴거 없어. 나, 검이라고.]

다섯명의 월드가 뛰어올라, 사이토의 몸을 지팡이로 꿰뚫으려 했다. 사이토는 튀어올라 검으로 몸을 막으면서, 그 공격을 피한다.

[쓸모 없구만! 뭐가 전설이냐!] [이야 거참, 그 정도라니깐.]

월드들은 격렬하게 쳐들어오고 있다. 하지만, 벽을 등에 대고 있는한, 동시에 세명밖에 덤벼들지 않는다. 단순한 무기라면, 어떻게든 막아낼 수 있었다.

[이대로라면 질거야! 죽을거라고!] [정말, 한심한 녀석이구마안!]

그 때......, 사이토들이 싸우고 있는 장소에서 15미터정도 떨어진 곳에서, 실신했었던 루이즈가 눈을 떴다. 루이즈는 사이토가 고전하고 있는 것을 보고서,

깜짝 놀란 얼굴이 되고서, 지팡이를 내걸었다.

[됐으니까 도망쳐! 멍청아!]

사이토가 외쳤지만, 루이즈는 그만두지 않는다. 주문을 영창하고, 지팡이를 휘두른다. '파이어 볼'이라도 외운것 같았다. 그 주문이, 한명에 월드에게 부딛쳐,

곧바로 폭발했다. 푸쾅! 하고 커다란 소리가 나고서, 그 월드는 소멸했다. 어안이 벙벙해져서는, 루이즈가 바라본다.

[에? 사라졌어? 내 마법으로?]

남은 한명의 월드가, 루이즈에게 뛰어들려고 했다. [도망쳐!] 사이토가 외쳤지만, 루이즈는 다시 주문을 외우려고 했다. 그 루이즈를, 월드의 지팡이가 날려버린다.

사이토의 눈이 커졌다. 분노로 몸이 떨렸다. 눈 앞에서 튀어 날아가는 루이즈를 보고서, 입에서 짐승과 같은 포효가 흘러나온다.

[잘도 루이즈를.........]

루이즈를 날려버린 한명이 다시 더해져, 남은 월드들은 더욱더 무기를 사이토에게 가했다. 하지만, 사이토의 움직임은 계속에서 빠르기를 늘려만 갔다.

월드들의 숨이 거칠어진다. 이럴수는, 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표정은 바뀌지 않는다. 무기를 더해가면서, 월드가 묻는다.

[어째서 사지로 되돌아 왔나? 너를 업신여기는 루이즈를 위해서, 어째서 목숨을 버리지? 평민의 생각은 이해할 수 없군!]

사이토는 검을 휘두르면서, 소리쳤다.

[그럼 어째서 네놈은 루이즈를 죽이려고 했냐! 약혼자잖아!] [호호오, 역시 네녀석, 루이즈를 사랑하고 있었나?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을 주인에게 품었나! 우수은 일이군! 저 거만한 루이즈가, 네놈을 돌아보는 일은

있을리 없음에도! 자그마한 동정을 사랑이라 착각했는가! 어리석은 것!]

[사랑같은 것 안했어!]

사이토는 입술을 꽉 깨물고서 소리쳤다.

[그저......] [그저, 무엇인가?] [두근두근했을 뿐이야!] [뭐라고!]

월드는 당혹스런 표정을 띄웠다.

[아아! 얼굴 보고 있으면, 두근두근해진다고! 이유같은건 어찌됐건 좋아! 그러니 루이즈는 내가 지킨다!]

사이토는 절규했다.




룬이 빛난다. 그 광챌르 받아, 델프링거가 빛난다.

[좋아! 좋다고 파트너! 그 기세다! 생각났다고! 내가 알고 있는 '간달브'도 그렇게 힘을 모았었다! 알겠냐 파트너!]

사이토의 검이, 드디어 한명의 월드를 베고서 쓰러뜨렸다.

[아니?]

남은 월드가, 얼굴을 찡그리고서 신음했다.

['간달브'의 강함은 마음의 떨림으로 정해진다! 분노! 슬픔! 사랑! 기쁨! 뭐든 좋아! 아무튼 마음을 떨리게 하라고, 나의 간달브!]

사이토는 검을 베어올렸다. 무시무시한 스피드였기에, 간격을 읽지 못했던 월드가 베어져, 소멸했다.

[네, 네놈.......]

남은것은 세명.

[잊지마라! 싸우는건 내가 아냐! 나는 단순한 도구에 지나지 않아!]

사이토는 공중에 높이 뛰어올라, 검을 들어올렸다. 월드도 날았다.

[하늘은 '바람'의 영역......, 그 목을 받아가마! 간달브!]

월드의 지팡이가, 사이토의 몸에 세방향에서 뻗어온다. 하지만, 사이토는 풍차처럼 델프링거를 휘둘렀다. 델프링거가 외친다.

[싸우는 것은 너다, 간달브! 너의 마음의 떨림이, 나를 휘두른다!]

다음 순간, 세명의 월드는 섬광이 깜빡할 사이에 갈라졌다. 사이토는 착지했다. 모든 '편재'를 베어지고서, 남은 본체의 월드가, 바닥에 떨어졌다.

잘려진 왼팔이, 한박자 느리게 지면에 떨어진다.


사이토는 지면에 착지했지만, 비틀거리고서, 무릎을 꿇었다. 피로는 한계에 달하고 있다. 월드가 비틀거리며 일어서서, 사이토를 노려보았다.

[제기랄......, 이 '섬광'이 설마 뒤를 잡힐 거라고는.......]

사이토는 달려들려고 했지만, 더이상 몸이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크.......] [아아, 파트너. 무리하면 그것만으로 '간달브'로서 움직일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든다고. 뭐라해도, 너는 주인의 주문영창을 지키기 위해서만 태어난 사역마니까.]

델프링거가 설명했다. 월드는 남은 오른팔로 지팡이를 흔들고, 공중에 떠올랐다.

[뭐어, 목적의 하나는 완수한 것만으로 됐다고 하지. 어차피 이곳은, 곧바로 우리 '레콩 키스타'의 대군이 밀어닥칠거다. 봐라! 말의 발굽과 용의 날갯소리가

들려오겠지!]

확실히, 밖에서 대포의 소리나 불꽃의 마법이 폭발하는 소리가 멀리서 들려오기 시작한다. 싸우는 귀족이나 병사의 노호나 단말마 소리가 그런 굉음에 섞여있다.

[어리석은 주인과 함께 재가 되는게 좋아! 간달브!]

그런 말은 남기고서, 월드는 벽에 뚫린 구멍으로 날아서 떠나갔다. 남겨진 사이토는 델프링거를 지팡이 대신으로 삼아 비틀비틀 기어가듯이 걸어가, 루이즈에게

다가갔다.


[루이즈!]

사이토는 루이즈를 안고서 일으켜 세웠다. 하지만, 루이즈는 눈을 뜨지 않는다. 사이토는 허둥대며 루이즈의 가슴에 귀를 대었다. 두근, 두근, 두근.......

심장 소리가 들려왔기 때문에, 안심한 사이토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루이즈는 너덜너덜했다. 망토는 여기저기가 찢어지고, 무릎과 뺨이 까져 있었다.

옷 아래는 타박상 투성이가 틀림없다. 루이즈는 가슴 부근에서 손을 단단하게 쥐고 있다. 그 아래 가슴에 있는 주머니의 단추가 풀리고, 안에서 앙리엣타의

편지가 얼굴을 내밀었다. 아무래도 루이즈는...., 의식을 잃어서도, 이 편지만을 지킬 생각이었던것 같다. 정말로, 살아있어줘서 다행이다. 늦지 않아서 다행이다.

사이토는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파트너....., 어떻하냐? '이글'호는 이미 출항했는데.......]

그렇다. 루이즈를 구하기 위해서, 사이토는 출항하려는 '이글'호에서 뛰어내린것이다.

[응?] [응? 이 아냐. 저기, 밖의 아우성이 들려오잖냐? 황태자가 없는 왕군은, 앗하는 사이에 작살난 모양인데? 곧바로 적은 여기까지 올꺼라고.]

과연 그런것 같았다. 노호, 폭발음은 이미 성 내부에까지 쫓아왔다. 여기에 적이 밀고 들어오는 것도, 시간문제일 것이다. 사이토는 루이즈를 살짝 의자 위에 재웠다.

그리고, 지키려는 듯이 루이즈의 앞에 서서 막았다.

[뭘 할 생각이냐?] [루이즈를 지킨다.]

사이토가 그렇게 말하자, 델프링거가 움찔움찔 떨었다.

[뭐, 그것보다 달리, 할 일은 없겠지. 파트너는 '간달브'고, 이 귀족 계집애는 파트너의 주인이고 말야. 뭐, 짦은 시간이었지만, 재미있었다. 파트너.] [웃기는 소리하는게 아냐.] [앙?] [나도, 루이즈도, 너도 살아남는다.] [임금님의 연설 들었쟎냐. 적은 5만이라고.] [관계없어.]

사이토는 힘을 쥐어짜서, 검을 쥐었다. 지금이라면, 5만이든, 10만이든, 이길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아마도 지금의, 피로가 극에 달한 사이토는

단 한명의 메이지에게도 질 것같지만, 그렇게 말했다. 델프링거의 떨림이 점점 심해졌다.

[마음에 들었다! 그렇게 오지 않으면 안되지. 그렇지, 기껏 5만이다. 산보하러 가는것 같은거지!]

그렇게 하고, 사이토는 델프링거를 쥐고서, 예배당의 입구를 노려보았다. 언젠가 나타나는, 적을 기다리면서....... 하지만, 그 순간...... 불쑥하고,

루이즈가 누워있는 옆의 지면이 부풀어 올랐다.

[뭐야?]

사이토는 지면을 바라봤다.

[적이냐? 아래서부터 오는건가?]

검을 내리치려는 순간, 뽀각하고 바닥의 돌이 갈라지고, 갈색의 생물이 얼굴을 내밀었다.

[아아아아아아앙?]

그 갈색의 생물은, 의자 위에 누워있는 루이즈를 발견하고서, 웅얼웅얼하고 기쁜듯이 그 몸을 만지작거렸다.

[너......., 거대두더지 베르단데잖아! 분명히 기슈의 사역마인!]

사이토가 그렇게 소리쳤을때, 거대두더지가 나온 구멍에서 불쑥하고 기슈가 얼굴을 내밀었다.

[이녀석! 베르단데! 어디까지 넌 구멍을 팔 생각이니! 괜찮지만! 근데......]

흙에 뒤범벅된 기슈는, 거기서 멍하니 서있는 사이토와 드러누운 루이즈를 알아채고, 얼빠진 목소리로 말했다.

[어라! 자네들! 여기에 있었나!] [어, 어째서 네가 여기에 있는거야!]

사이토가 소리쳤다.

[아니 무얼. '흙더미'의 후케와의 일전에 승리한 우리들은, 잘 시간도 아껴가며 자네들의 뒤를 쫓아온거다. 뭐라해도 이 임무에는, 공주전하의 명예가

걸려있으니 말야.] [여기는 구름의 위라고! 어떻게 해서!]

그 때, 기슈의 옆에서 큐르케가 얼굴을 내밀었다.

[타바사의 실피드야.] [큐르케!] [알비온에 도착한건 좋은데, 아무래도 사정도 모르는 이국이니까 말야. 하지만, 이 베르단데가, 갑자기 구멍을 파기 시작했다. 뒤를 쫓아와 보니까, 여기로 나왔다.]

거대두더지는, 킁킁거리며 루이즈의 손가락에서 빛나는 '물의 루비'에 코를 대고 있었다. 기슈는, 응응거리며 끄덕였다.

[과연. 물의 루비의 냄새를 쫓아서, 여기까지 구멍을 판건가. 나의 귀여운 베르단데는, 뭐라해도, 깜짝놀랄만한 보석을 정말 좋아하니까 말야. 라 로셸까지,

구멍을 파고서 찾아온거야, 그녀석은.]

사이토는 어이가 없어서 입을 벌렸다. 설마, 두더지에게 구해질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저기 들어줘? 나, 조금만 더 있으면 후케를 잡을 수 있었는데 말야, 놓쳐버렸어. 그 여자도 말야, 메이지인 주제에 마지막엔 달려서 도망갔어. 그런데 달링,

여기서 뭘 하고 있었어?]

큐르케가 얼굴에 붙은 흙을 손수건으로 닦으면서 말했다. 사이토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하, 하, 하하.....] [잎사귀(일본어에서 잎사귀는 핫파라고 해서 하가 맨 처음에 옵니다.)? 잎사귀가 어쨋다는 거야?] [얘기는 나중이다! 적이 바로 근처까지 오고 있어! 도망치자!] [도망치다니, 임무는? 월드 자작은?] [편지는 손에 넣었어! 월드는 배신자였고! 남은건 돌아가는 것 뿐이야!] [뭐어야. 잘은 모르겠지만, 벌써 끝나버린거야.]

큐르케가 재미없다는 듯이 말했다. 루이즈를 안고서 구멍에 들어가려고 했을 때, 사이토는 문뜩 떠올리고서, 루이즈를 기슈에게 맡기고서 예배당으로 돌아왔다.

쓰러진 웨일즈에게 다가간다. 하지만, 웨일즈는 이미 숨을 거두었다. 사이토는 눈을 감고서, 가볍게 묵념했다.

[어-이! 무얼하고 있는건가! 빨리 오게나!]

기슈가, 그런 사이토를 부른다. 사이토는 웨일즈이 몸을 뒤졌다. 앙리엣타에게 넘겨줄, 무언가 유품이 될만한 건 없는지, 찾아보았다 그리고, 손가락에 끼워진,

커다란 루비를 알아챘다. 알비온 왕가에 전해지는, 바람의 루비였다. 사이토는 서둘러서 왕자의 손가락에서 그것을 빼내고는, 주머니에 넣어두었다.

[용맹한 왕자님......, 당신에 대해선 잊지 않겠습니다.]

사이토는 중얼거렸다.

[나는, 내가 믿고 있는 것을 지켜보이겠다고, 당신에게 맹세합니다.]

사이토는 그렇게 말하고서 절을 하고는, 구멍으로 돌아갔다. 사이토가 구멍에 파고든 순간, 예배당에 왕군을 물리친 귀족파의 병사나 메이지가 뛰어들어왔다.


베르단데가 파놓은 구멍은, 알비온 대륙의 맨 아래가지 통해있었다. 사이토들이 구멍에서 나오니, 이미 그곳은 구름 속이었다. 낙하하는 네명과 두더지를

실피드가 받는다. 두더지는 풍룡의 입에 물려져서, 항의의 울음소리를 질렀다.

[참아주렴, 귀여운 베르단데. 트리스테인에 내릴때까지만 참으면 되니까 말야.]

풍룡은 느긋하게 낙하해서 구름을 빠져나와서는, 마법학원을 향해 힘차게 날개짓했다. 사이토는 루이즈를 끌어안은채, 알비온 대륙을 올려다 봤다. 구름과

하늘의 파란 색 안, 알비온 대륙이 멀어져간다. 짧은 머무름이었지만, 여러가지를 사이토에게 남긴, 백의 나라가 멀어져간다. 사이토는 끌어안은 루이즈를 바라봤다.

새하얀 뺨은, 피와 흙으로 더러워져 있었지만, 고귀함과 청초함은 그대로 였다. 눈에서 뺨에, 눈물 자국이 나있다. 사이토는 루이즈의 얼굴을, 소매로 닦아주었다.
사랑스러운 주인님의 얼굴이, 더러워진것을 못본체 할 수 없다. 루이즈는 쇼크로 기절한 채였다. 사이토는, 루이즈의 얼굴을 보고 있으면, 어쩐지 애달퍼졌다. 

귀여운 루이즈. 루이즈. 나의 루이즈........ 두근, 심장이 소리를 낸다. 이런 때인데도, 사이토는 루이즈의 얼굴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가슴을 두근거렸다.


그때 루이즈는, 멍하니, 꿈속을 헤메이고 있었다. 고향의 라 바리엘 영지의 꿈이었다. 잊혀져버린 정원의 연못....... 거기에 떠있는, 작은 배 위........,

루이즈는 자고 있었다. 괴로운 일이 있으면, 루이즈는 언제나 여기에서 숨어서 잠을 잤었다. 자신의 세계.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비밀의 장소...... 따끔,

루이즈의 마음이 아프다. 더이상, 월드는 여기에는 오지 않는다. 상냥한 자작. 동경하는 귀족. 어릴 무렵, 아버지끼리 나누었던, 결혼의 약속...... 어린 루이즈를

살짝 안아 올리고, 이 비밀의 장소에서 데리고 나와준 월드는 이젠 없다. 있는 것은, 더러운 배신자. 용기 넘치는 황태자를 살해하고, 이 자신까지 손을 대려고
한 잔인한 살인자.......루이즈는 작은 배 위에서 울고 있었다. 그러고 있으니, 누군가가 찾아왔다.

[자작님?]

꿈 속의 루이즈는 물어보았다. 하지만, 곧바로 고개를 흔든다. 더이상, 그 자작은 이곳에 오지않는다. 나타난 것은, 사이토였다. 검을 등에 매고서, 풍덩하고

젖는것에 주저하지도않고 연못에 뛰어들어, 루이즈의 작은 배에 다가왔다. 루이즈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사이토는 작은 배 위에서, 루이즈를 안아 일으키고는,

팔로 안아 올렸다. 

[울고 있는 거니?]

사이토가 말했다. 꿈속의 루이즈는, 어린아이 처럼 끄덕였다.

[우는 것은, 그만두렴. 루이즈. 나의 루이즈.]

루이즈는 화내려고 했다. 이 사역마는, 건방지게도 이 자신을 '나의 루이즈'라고 부르고 있다. 꾸짖어 주려고 했더니, 키스로 입술을 막혀버렸다. 아둥바둥거리며

날뛰었지만, 몸에서 힘이 빠졌다.


풍룡의 위, 사이토의 팔 안에서, 루이즈는 눈을 떴다. 루이즈는 자신이, 사이토의 팔에 안겨있는 것을 알아챘다. 풍룡의 꼬리에 뿌리부근에서, 자시을 안고 있는

사이토가 앉아있다. 사이토는 하늘 저편을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에, 자시이 눈을 뜬것을 알아채지 못한 모습. 큐르케와, 타바사, 그리고 기슈 세명이, 풍룡의 

등지르러미를 등받이로 삼아, 앞쪽을 향해 앉아 있었다. 뺨에 바람이 닿는다. 아아, 이건 꿈이 아니야. 그러고보니...... 자신은 구해진것이다. 루이즈의 마음 속을,

뜨거운 무언가가 채워간다. 저 배신자, 월드에게 살해당하려 했을 때, 사이토가 뛰어들어와 주었다. 그리고서, 자신은 실신하고, 일어나서, 마법을 외웠지만 곧바로
다시 날려버려졌다. 그리고서 의식을 잃고 있었지만......, 사이토는 이긴것 같았다. 자신들은 구해졌지만, 아마도, 왕군은 졌을 것이다. 웨일즈도, 죽어버리고
말았을 것이다. 살아난 기쁨과, 슬픔이 섞여서, 루이즈는 울것만 같았다. 하지만, 사이토의 앞에서 우는 것은 싫었기에, 루이즈는 눈을 감았다. 감사를 말하는 


것도 창피했다. 왜인지는 알수 없지만, 기슈에 큐르케에 타바사, 전원 집합하고 있지않은가. 모두의 앞에서, 사이토에게 감사인사를 말하는 것은 창피했다. 그래서

루이즈는, 자는 척을 하기로 결정했다. 그래도, 주변의 모습을 살피기 위해서, 루이즈는 살짝 실눈을 떴다. 사이토의 눈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 똑바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 방금전의 꿈을 생각해내고, 무슨 눈으로 보는거야, 라고 루이즈는 생각했다. 풍룡이 속도를 올린다. 강한 바람이 뺨을 매만진다. 기분좋은 바람이다.

그 바람과, 사이토의 뜨거운 시선으로, 아아, 살아있구나 같은 걸, 루이즈는 실감했다. 마음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일이, 잔뜩 있었지만..... 

배신자 월드의 일. 죽어버린 황태자의 일......... 승리를 손에 넣은 귀족파 '레콩 키스카'의 일..... 왕녀에게, 전하지 않으면 안되는 일...... 여러가지 있어서,

어느것도 루이즈를 슬프게 만들지만, 지금은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바람에 쐬고 싶어, 라고 루이즈는 생각했다. 사지를 떠난 뒤에, 잠시간 살아있는 실감을 

맛보고 싶었다.


그런 바람에, 자는 척을 하면서 살아있는 실감을 충분히 맛보고 있더니..... 사이토의 얼굴이 다가왔다. 앗하고 생각했을 때에는, 늦었었다. 사이토의 입술이,

루이즈의 그것에 겹쳐진다. 루이즈는 자기도 모르게 손을 휘두르려고 했지만........, 곧바로 다시, 손을 가슴위로 되돌렸다.


질풍과 같이 하늘을 나는 실피드의 탓으로, 강한 바람이 뺨을 스친다. 따뜻한 무언가를 마음 속에 채워, 슬픈 사건으로 상처받은 자신의 마음이 치유되어 간다.


방금 전의 꿈속의 자신과 같이, 아둥바둥 날뛰어볼까 하고 생각했지만. 적어도 이 바람이........ 이세계에서 부는, 이 기분좋은 바람이.....뺨을 스치는 사이는,

자고 있는 척을 하기로 결정했다.